아버지의 축대

2020-09-24     전민일보

 

폭설이 내린다고 아버지가 축대를 점검했다
돌과 돌 틈 사이에 돌못을 박고
돌 틈을 세면으로 막았다

흔들리는 이빨 같았던 축대가 단단하게 
고정되었다

나는 속으로 눈아 내려라 내릴 테면 
왕창 내려라 
네가 아무리 세다고 해도 
우리 아버지는 못 당할 것이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눈은 퍼 부어댔지만 아버지의 축대는 
요지부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