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한가위 남 이야기’ 도내 자영업자 최악의 추석 전망

2020-09-09     정석현 기자

“이제 더 이상 여력이 없습니다”

전주 신시가지에서 참치집을 운영하다 최근 가게 문을 닫았다는 박모(52)씨는 추석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박씨는 “여기 저기 빚을 내가며 근근이 버텨왔지만 코로나19가 재 확산되고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그나마 있던 손님들마저 발걸음이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권리금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폐업을 선택했다”며 “당장 추석명절을 지내야 하는 데 카드 대출이라도 받아야 할 형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 확산하면서 도내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커져만 가고 있다.

월세에 관리비, 인건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고 현재까지 근근이 영업을 이어온 상인들 상당수가 폐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북지역 일반음식점 991곳, pc방 66곳이 문을 닫는 등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일반음식점의 경우 지난 8월 한 달만 103곳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추석명절을 앞두고 경영난에 시달려 폐업하거나 폐업을 고민 중인 업체가 늘면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최악의 추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에서 추석을 앞두고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업주들의 반응이다.

서신동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윤모(33)씨는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지난달 영업금지 행정명령이 떨어지면서 대리운전 등 부업으로 겨우 생활해 왔다”면서 “영업이 재개됐지만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다. 당장 월세 내기도 힘든데 5일간의 추석연휴가 전혀 달갑지 않다고”토로했다.

중앙동에서 여행사를 경영하는 김모(47)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잠정 휴업 상태다. 지원금과 대출로 버텨왔지만 이제 한계점에 다다른 것 같다”며 “부모님 용돈은커녕 추석나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이어 “괜히 가족들에게 힘든 모습을 보일 것 같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를 핑계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조용히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