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취업 힘들 것 같아”...취준생 ‘울상’

2020-08-31     김명수 기자

취준생 오영진(30가명)씨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면서 한숨이 늘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2년째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재 확산하면서 하반기에도 채용 한파가 불 것이 뻔해 보여서다. 

취준생 사이에선 취업을 아예 포기하고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오씨는 “가뜩이나 취업이 힘든 상황인데 최근 다시 코로나19가 재 확산되는 것을 보고 구직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며 “채용공고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 취업에 전념하려면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하는데, 아르바이트 자리 경쟁도 치열해 선뜻 그만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업들이 채용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구직자 다수는 취업에 자신감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구직자 937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취업 자신감’을 조사한 결과, 71.2%가 ‘취업할 자신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들은 취업할 자신이 없는 이유로 ‘코로나19 사태 후 공고가 많이 줄어서’(65.7%,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들 중 절반 이상(53.9%)은 올 상반기에 비해 자신감이 더 ‘떨어졌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답변은 35.2%였으며, 상반기보다 ‘올라갔다’는 응답은 10.9%에 불과했다.

목표 기업이나 직무, 직종 없이 ‘취업만 하면 된다’는 ‘묻지마 지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 채용에 지원하려는 지원자는 전체 응답자의 86.6%였으며, 이들 중 절반 가량(43.8%)이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기업 형태에 관계 없이 ‘취업만 된다면 어디든 상관 없다’고 답했다.

하반기 취업을 준비하며 겪는 스트레스 수준은 ‘심하다’는 응답이 전체 60.9%로 심각했다.

전주고용센터 관계자는 “전체적인 채용은 줄었지만 공공근로나 도내 워크넷에 올라오는 채용 공고는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늘었다. 취업이 힘들다면 고용센터로 연락해 달라”며 “취업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실제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코로나19의 노동시장 수요·공급 충격 측정 및 평가' 연구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업 고용 감소가 근로 시간 변화에 미친 영향이 과거 5년간 위기 때의 5배 수준이다.

박창현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대면 서비스 업종에 집중되고 노동 수요·공급 충격의 파급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산업별, 충격 원인별로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