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횡단보도’.. 무단횡단 조장하는 도로?

2020-07-07     장세진 기자

전주 삼천교 착공이 시작되면서 인근 횡단보도가 사라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교량 시공사와 경찰 등이 협의해 횡단보도를 없앤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경찰이 나서서 무단횡단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7일 정오께 전주 삼천동의 삼천교 공사현장 앞에선 횡단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기존에 횡단보도가 있던 자리에는 희미한 자국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 곳은 천변을 앞에 두고 대형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가 밀집해 있어 아이들의 통행량이 많은 지역이다. 횡단보도가 필수로 있어야 함에도 시공사와 경찰은 교량 공사를 이유로 이를 없앴다.

게다가 근처에 새로이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경찰 및 지자체는 현장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었다.

해당 횡단보도가 사라진 뒤 시민들은 200여 미터를 더 걸어 다른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민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횡단보도가 사라진 이곳에서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 전모(51)씨는 “기존에 있던 걸 없앴으면 옆에 횡단보도를 새로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니냐”며 “왕복 2차선 도로 건너자고 한여름에 누가 멀리까지 왔다 갔다 하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퇴근시간이 되자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과 퇴근하는 차량들이 뒤섞여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급정거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인도를 걷던 아이들 무리가 도로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횡단보도는 없애면 끝”이라는 식의 안일한 행정으로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상황을 파악한 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사와 교통관리공단 등과 함께 협의해 교통성 검토를 마친 뒤 횡단보도를 없앤 것”이라며 “현장을 확인한 후 근처에 새로 횡단보도를 만드는 등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장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