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차량으로 점령당한 인도.. 시민 안전 뒷전

2020-07-02     장세진 기자

전주시 금암동 백제대로 양 옆 인도에 불법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시민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자체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양심 시민들로 인해 이 근방은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전북대학교병원 앞 인도는 일렬로 주차된 차량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민들은 인도에 빽빽이 불법주차된 차량을 피해 주행하는 자전거와 뒤섞여 걷고 있었고, 자전거를 탄 한 시민은 왕복 8차선 차도로 내려가 달리기도 했다.

주차하려는 차량이 인도 위를 주행하는 경우는 더욱 위험했다. 차들은 인도를 내달리며 보행자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가고 있었고, 후진으로 주차하던 차량이 병원 건물에서 나오는 아이를 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보행자들은 인도를 달리는 차량을 피해 차도까지 내몰려 걷고 있었다. 시민의 보행권과 안전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인근 주민 윤모(32)씨는 “이곳이 주차장이 아니라 인도였냐”고 되물으며 “인도로 난입해 달리는 차량들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적이 많다. 사람이 차를 피해 걷는 인도라니 말도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인도를 가득 채운 주차행렬은 백제대로를 타고 덕진소방서 인근까지 이어졌다. 

금암동의 한 인도에 불법주차한 50대 여성은 “왜 이곳에 주차를 했냐”는 질문에 “그럼 자리가 없는데 어디에 해야 하냐”고 화를 냈다. 

이와 관련해 전주 덕진구청도 이동식 단속반을 편성해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구청은 이동식 단속차량 5대로 구역을 나눠 백제대로 인근을 하루 두 번씩 단속한다.

덕진구청에 따르면 백제대로 등 덕진구에서 불법주차로 적발된 건수는 올해만 3만 9257건에 달한다.

하지만 단속이 이뤄질 때마다 이동주차로 피해가는 얌체족 앞에서는 단속반도 속수무책이다.

구청 관계자는 “불법주차 알림문자를 보내고 차량 이동을 확인한 뒤 다시 와 보면 차가 또다시 그 자리에 주차돼있다”며 “아무리 단속해도 자리를 이동해가며 얌체주차하는 운전자들을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운전자들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불편하더라도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인도 위 주차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장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