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25일까지 양규준 개인전'검은 빛, 검은 산수'전

2020-05-21     이재봉 기자

캔버스에 아크릴이라는 서양 재료를 통해 번지고 흘러내리는 수묵의 효과를 창출한 전시회가 마련됐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서울관은 오는 25일까지 양규준 개인전 '검은 빛, 검은 산수'전을 진행한다.

순창 출신인 양 작가는 전주고등학교를 졸업(52회)하고, 뉴질랜드 화이트클리프 미대 대학원, 오클랜드 미술대학원 실기 과정,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영은미술관(경기도), 백송갤러리(서울), 화이트스페이스 갤러리(뉴질랜드), 노스아트 갤러리(뉴질랜드) 등을 비롯하여 18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또한 150여 회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과 출강(2012~17),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출강(2018), 선화예고 미술부(1985~97, 2012~18)를 출강한 바 있다. 

양 작가의 작품은 다양한 붓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확실한 형태의 붓 터치들에서 검은 산수라는 이름으로 화면에 스며든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반복적으로 스미고 번지고 중첩되어 검은 색이 마치 화선지에 물과 먹으로 그려내는 수묵처럼 보인다. 

양 작가는 “한겨울 아침, 하얀 창호지 문에 비친 격자 문살, 까만 문고리 그림자 주위는 아직 희미한 어둠, 온기를 더해가는 구들장 창호지 문 사각프레임 은은한 빛을 품어내고 있었다. 젖은 종이 면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의 변주곡, 소리 없는 아우성 번짐, 확산, 증발, 그리고 소멸, 그것은 찰나에 미학이었다."며 "유년 시절의 시지각적 경험들이 나의 작업 한 부분이 됐고, 마치 농부가 밭에 고랑을 내 두렁을 만들 듯 나는 무념의 마음가짐으로 아득한 검은 공간에 흰 획을 한 땀씩 쌓아가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 작가노트에서 밝혔다.

양 작가의 작품은 계획과 우연의 만남, 이성과 감성, 채움과 비움이라는 상반된 요소 간의 교차를 보여준다.

내면의 이중성(duality)의 요소들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뒤섞이며 만들어낸 독특한 작가만의 긴장감과 생명력이다. 의도와 우연이라는 상반된 요소들에서 균형과 불균형 속에서 드러나 따뜻한 긴장감으로 작동된다.

검은 산수는 산수화적 특성과 캔버스와 아크릴이라는 재료가 전하는 특성, 즉 동서양 미술의 혼합이 내재해있다.

이러한 혼성과 더불어 의도.비의도 된 작가 신체의 움직임과 들숨, 날숨의 호흡으로 인하여 생긴 변화는 작가의 회화를 채움과 비움 사이를 교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