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방역소홀 심각..책임 서로 떠넘기기 누구 탓?

2020-05-13     장세진 기자

도내 일부 시내버스의 소독과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내버스의 경우 시·군별로 관리를 하는데다 회사마다 사정이 달라 철저한 방역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의 한 버스업체인 A여객은 기사들에게 마스크를 1일 1개씩 지급하는 반면, B여객은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 해 일주일에 한 장 꼴로 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B여객의 기사들은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구해 착용하거나 마스크 하나를 일주일간 빨아서 쓰는 경우도 있었다.

버스 소독도 시·군마다 제각각으로 운영되고 있어 많은 버스들의 소독을 버스기사 개인이 책임지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시·군에 따르면 익산시는 현재 종점지에서 버스를 수시로 소독하고 있지만 전주시는 전체소독을 일주일에 한 번만 실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특성상 수시로 소독이 필요하지만, 나머지 방역에 대해서는 버스기사 개인에게 맡기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 버스기사들은 1일 1회 이상 수시로 방역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침을 무시하고 제대로 된 소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해 지자체 및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는 회사로 모든 책임을 넘기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회사마다 방역수칙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각종 용품을 지원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완화되면서 긴장의 끈을 놓은 것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방역업체에게 매일 소독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업체의 일이 너무 바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불가능하다”며 “소독은 나눠준 소독제로 버스기사들이 쉬는 시간마다 해야 한다. 지자체는 회사들에게 이미 충분한 수량의 마스크와 소독제를 지원했으므로 나머지는 회사에서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버스의 방역실태가 이 같은 상황이지만 지자체, 회사, 버스기사 모두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임에도 방역이 소홀해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전주시민 서모(38)씨는 “수많은 버스들이 제대로 관리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버스에 타면 손잡이를 잡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불평했다.

버스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에어컨 바람을 통한 ‘에어로졸 감염’에 대한 지침도 전무하다.

버스기사들은 “에어컨 바람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뉴스를 봤지만 그에 대한 어떤 지침도 없었다. 감염이 두려워 기사들이 알아서 환기를 시키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관계자들이 방역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만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있다.
시민 김모(41)씨는 “이렇게 방역에 소홀하면 불안해서 버스를 타겠냐”며 “시민의 발이 되는 버스를 일괄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