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안방서 첫 패배… 5선 ‘무산’

정치인생‘큰 타격’… 지역정가, 정계 은퇴 예측하는 목소리도

2020-04-16     총선취재단

전북이 배출한 대선후보 타이틀을 지닌 민생당 정동영 후보가 안방에서 첫 패배를 경험했다. 정동영 후보는 4·15총선을 통해 5선에 도전했으나 서울대 인문대학 국사학과 후배인 민주당 김성주 후보에게 일격을 당하며 정치인생에 큰 타격을 받았다.

정 후보는 통일부 장관과 17대 대선후보 등 한동안 전북을 대표하는 인물로 통했다. 지난 2009년 재보궐 선거에서 신건과 장세환 등 정치 신인을 이끌고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무소속 당선의 이변을 연출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4년 전 제20대 총선에서도 당시 국민의당 녹색바람과 함께 전북 10개 선거구에서 7석을 싹쓸이하는 이변의 중심에 섰다. 1996년 정치입문 후 지난 15대 총선에서 당시 전국 최다득표로 당선된 이후 정 후보의 정치인의 삶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그에게도 부침은 있었다.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패했고, 17대 대선에서도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한국당 이명박 후보와 붙었으나 완패했다. 그의 실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8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구 험지 출마에 나섰으나 한국당 정몽준 후보에게 낙선했다. 연이은 실패에 정 후보의 정치생명 치명타 등 우려의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지난 2009년 4월 29일 치러진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2010년 2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구을에 출마했으나 이마저 낙선했다. 사실 정 후보는 전북 이외의 선거에서는 승리하지 못했다. 정 후보의 총선 승리는 '15대.16대.18대.20대 등 모두 전주병에서만 금배지를 달았다.

이른바 당의 선당후사 요구로 '자의반타의반'으로 출마한 서울 동작구와 강남구을 등 두번의 도전은 모두 낙선했다. 지난 2009년 재선거 당시에 당시 정세균 당 대표와 불편한 관계가 형성된 것도 험지출마 요구를 뿌리치고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정 후보는 전북 전주병에서 출마했다. 녹색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4년전과 달리 전북 등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견고했다. 정 후보는 후보등록 직전까지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할 정도로 힘겹게 출발했지만 결국 낙선했다.

지난 4번의 전북지역 총선에서 모두 승리의 축배를 마셨던 정 후보이지만 5번째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전북에서 첫 패배이다. 더 이상 전북에서 ‘전북대표 인물=정동영’ 공식도 통하지 않았다. 

정 후보는 총선 투표일 전날인 지난 14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주와 전북을 위해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달라"며 다음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바 있다. 지역정가는 정동영 후보의 정계은퇴를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선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