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제작 유포 도내서도...‘제2 n번방 운영자‘

2020-03-26     김명수 기자

인터넷 메신저인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이 제작·유포된 n번방 사태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소지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20대 A씨를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A씨의 범행 수법은 구속된 '박사'(텔레그램에서의 닉네임) 조주빈(24)과 마찬가지로 익명성이 보장된 채팅방을 통해 접촉한 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요구하는 방식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대상은 모두 아동과 청소년 등 미성년자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미성년자 수 명으로부터 받은 성 착취 영상을 개인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포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전북경찰청은 A씨 이외에도 성 착취 영상 공유 대화방인 'n번방'과 유사한 사건을 4건 더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전북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도내에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189건에 검거인원은 204명이다. 이 중 아동음란물은 45건에 달했다.

같이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 착취영상을 제작·유포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전북경찰은 'n번방 텔레그램'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를 전담할 특별수사본부를 발족하고 본격 수사에 나선다.
전북경찰청은 26일 1부장을 단장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을 꾸리고 범죄에 대한 수사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사이버수사대를 주축으로 지능범죄수사대, 여성청소년팀 등에서 수사관 18명이 합류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등 익명 채팅방에서의 불법영상물 제작·유포 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관련자는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특별수사단은 12월 31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며, 사이버수사 팀을 중심으로 관련 기능의 디지털 성범죄 대책을 총망라하여 엄정한 수사는 물론 피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성·아동인 점을 감안, 피해신고 접수 시 여성 경찰관이 피해청취와 상담을 진행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치해 나갈 예정이다.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분노에 공감하며,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디지털 성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히 제거하겠다”라며 척결 의지를 밝혔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생산자, 유포자는 물론 가담, 방조한 자도 끝까지 추적하기 위해 특별수사단을 중심으로 엄정대응 해 달라”며 “이를 위한 관련부서의 협업과 피해자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