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걱정 마시고 제발 와주세요” 동선 포함된 자영업소 발길 ‘뚝‘

2020-02-25     김명수 기자

“확진자 동선에 포함돼 있어 손님이 전혀 오지 않고 있습니다. 방역도 다 마쳤고, 소독제도 준비해놨으니 제발 다시 와주세요”

보건당국이 도내 신종 코로나19 확진 환자 동선을 브리핑과 긴급재난문자 등에 공개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매출 급감에 따른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전주시 서신동과 송천동 지역상권은 한산함을 넘어 절망에 가까운 상태다.

확진자가 다녀간 곳 뿐만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자영업자들도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5일 롯데백화점 전주점 일대에는 평소 북적거리던 것과 달리 차량이나 행인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주말 임시휴업을 했다가 24일 다시 재개했지만 아직 감염위험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인근 상가를 방문하지 않고 있는 것.

평소 불법 주정차가 심각했던 인근 천변에도 주차된 차량 하나 보기 힘들었다.

인근 음식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음식점 주인 A씨는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보건소에서 소독을 지원하지만 우리 같은 경우에는 자비로 소독을 했다”며 “문 앞에 ‘소독완료’라고 큼지막하게 붙여놔도 시민들이 방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미용실 업주 B씨도 “긴급재난문자로 인해 확진자 동선이 다 알려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인근 가게는 아예 임시휴업하고 있는 곳도 있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보건당국이 확진자의 구체적인 동선을 공개하는 이유는 추가 확진자를 막는 데에 있다. 

시민들은 이런 동선 공개나 휴대전화 알림 메시지를 보고 일상생활에 참고하고 나아가 본인의 접촉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매장은 방역 등 후속 조처를 해도 손님 발길이 뚝 끊긴다. 

실제 이 같은 상황에 지난 22일 강영석 도 보건의료과장이 SNS를 통해 확진자 동선 공개에 따른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공개에 포함된 업체 등을 걱정했다. 

강 과장은 “방역당국에서 (동선을)공개하는 이유는 짧은 최단잠복기(잠복기 1일~14일)의 코로나19가 역학조사 보다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함과 행여 역학조사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안내하고자 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선에 포함된 곳은 소독을 실시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의학이고 상식이다”고 강조했다.

강 과장은 도민들을 향해 “마녀사냥은 아무나 할 수 있다”면서 “동선 공개로 아파할 도민들에게 위대한 전북도민의 따사로운 살핌을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송천동 한 음식점 관계자는 “손님들이 안전하게 방문하실 수 있도록 방역은 물론 위생까지 정말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정리돼 예전같이 손님들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