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한국이 더 위험하지 않습니까”

국내 코로나19 환자 급증, 중국 유학생 오히려 불안감 상당수 당초 계획과 달리 휴학 또는 귀국일 늦출 전망 전북도, 당초 2500명에서 2100명 재난기금 신청 계획

2020-02-24     윤동길 기자
코로나19,

 

“한국이 더 위험하지 않습니까”

최근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오히려 입국을 미루거나 휴학을 적극 검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국내 확진자가 주춤해지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지역사회 확산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0개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은 신입생 473명을 포함해 총 389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575명 가량이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입국할 것으로 예정이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이미 499명은 입국한 상태이고, 552명은 출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가 지난 22일 도내 10개 대학별로 이번 주 입국 예정자를 파악한 결과 869명으로 조사됐지만 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등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고조되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

우선 신입생들은 중국내 비자발급 문제로 개강(3월 9일) 이전에 입국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2600여명의 입국예정자 중 상당수가 당초 계획과 달리 1학기 휴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은 입국시기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났다는 뉴스를 현지에서 접한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의 상황에 우려하는 것 같다”면서 “대학별로 다시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상당수 유학생들이 휴학을 검토하거나 입국을 늦추려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대로 입국하더라도 중국 유학생들의 기숙사 입소에 대한 거부감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도에 따르면 도내 중국인 유학생 2575명의 입국예정자 중 1396명만 기숙사에 입소하고 나머지 1179명은 원룸 등 외부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구?경북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기 이전에 파악된 숫자이다. 전북지역도 확진자가 2명 발생하는 등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기숙사 입소에 대한 거부감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숙사에 2주간 격리되는 것에 대해 상당수 중국 유학생들이 오히려 집단감염 우려 등을 제기하며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신입생 입국 불투명 등의 상황을 반영, 재난안전기금 신청 대상을 당초 2500명에서 2100명 가량으로 낮춰 정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은 모든 상황에 대비, 전원 기숙사 입소가 원칙이지만, 강제할 수 없는 만큼 원룸 등을 거주하는 경우 자율격리 조치로 자가격리에 준해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