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의원의 입장문을 보면서

2020-02-16     이민영 기자
서울

정운천 의원이 지난 14일 새로운보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날 그는 이에 관한 입장문을 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정부 ‘정당 보조금 5억원짜리’라는 비난 보도가 있었다. 이에 그의 한 측근은 “정 의원의 진정성을 알게 된다면 그렇게 표현하진 않았을 거”라 아쉬워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는)미래한국당이 보수 승리와 전북 발전의 밀알이 되겠다"며, 미래한국당 입당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 문장에서 ‘전북발전’이 눈에 띄었다.

입장문 서두에 "저는 전북 전주에서 32년 만에 보수정당으로 당선됐다“고 강조했다. 이 뜻을 뒤집어 생각하면 전북에서 30년 동안 보수 정치인이 탄생되지 않았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당시 정 의원의 당선은 전남 곡성의 이정현 의원의 당선과 비교될 수 없을 만큼 감동이었다. 전남보다 전북은 보수 인맥의 씨가 말라 청와대를 비롯한 보수 여당 수뇌부에 연을 댈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당선만 시켜 주면 의원 열명 몫을 하겠다“고 호소했다. 실제 그는 보수당 의원으로서 새만금개발청 설립 시 172명 의원의 서명을 받고, 상산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151명 의원의 서명을 받아 이 난제들을 풀어냈다. 또한 쌍발통 정치철학을 펴며 호소했다.

그는 주로 보수당 의원을 붙잡고 전북의 지역현안을 풀어냈다. 이게 정 의원이 전북지역 보수인맥의 아이콘으로 상징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국회예결위 위원을 4년 연속 하면서 전북 예산을 2년 연속 7조원대가 되도록 만드는데 기여했다.

이쯤 되면 그가 국회의원 열명 몫을 했다고 풍담을 처도 믿어질 만하다. 그가 이번에 당적 변경을 한 것은 전북이 미워서 떠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폄훼할 이유는 없다.

누구든 정치적 신념에 따라 처신한 것은 존중해 줘야 한다. 자기편이 아니라고 극단적으로 낙인찍는 것은 신중치 못하다. 정 의원이 신념에 따라 당적 변경을 한 것을 존중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전북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정파의 정치인을 키워 내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다. 이들이 전북현안을 처리할 때 전북인으로서 힘이 되어줄 때 큰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일반인이야 흑묘백묘일 뿐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획일성보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이다. 이제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다. 이제 정치도 연동형비례제라는 다당제 정치연합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정 의원의 입장문에서 "미래한국당에서 보수 승리와 전북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고 했다. 이 문장을 보면서 전북발전이 그의 의정활동과 오버랩되면서 그의 진정성을 따져보았다. 

정 의원의 진정성은 4년간의 의정활동이 증거해 줄 것이다. 정치인이라서 정치적 수사로 한 말은 결코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보수인맥과 전북발전이란 두 함수를 절묘하게 풀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 =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