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여파로 일부 요양병원 출입 전면 통제... 민원 속출

-병원 측 “면역력 약한 고령 입원자가 대다수... 감염 우려 커”

2020-02-13     정석현 기자

도내 한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신 A(49)씨는 어머니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요양병원 면회가 일체 금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감염 예방을 위한 것은 이해하지만 보름 가까이 면회가 이뤄지지 않아 식사는 제대로 하시는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매일은 아니더라도 미리 날짜를 지정해 한 번씩 얼굴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요양병원에 면회객 출입이 전면 금지 내지 제한되면서 보호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면회 전면 통제를 실시하고 있는 도내 한 요양병원에 따르면 환자들을 걱정하는 보호자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병원 직원들은 면회를 요구하는 보호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연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또 다른 요양병원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의 환자들이 대부분인 요양병원의 경우 일반 병원보다 더 높은 주의가 요구돼 다수의 병원들이 애초 출입을 통제하는 강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가족들의 면회가 금지되면서 보호자들의 민원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현재 환자들의 상태를 항상 예의주시하며 보호자들과의 소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다수 환자들이 고령으로 면역력이 약해 감염 우려가 큰 만큼, 보호자들의 이해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기약 없는 요양병원 면회제한, 노인 감옥과 다를 바가 없네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청원인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병원이라 적극적인 방어방법이 필요한 것은 알겠지만 최소한의 접촉도 허용이 되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 모두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언제까지인지도 모른 채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줄 알고 식음을 전폐하고 계시는 걸 지켜봐야만 하니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방호복이나 소독약을 구비해서라도 최소한 내지 보호자 1인 면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위독한 환자임에도 가서 뵐 수도 없고 감옥이 따로 없다. 이러다가 돌아가실 때 까지 볼 수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정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