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 안철수 전 대표 제안 사실 상 거부

당 진로 불투명, 제3세력 동력 만들지 미지수

2020-01-28     이민영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8일 오후 3시 안철수 전 대표가 27일(전날)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안 전 대표가 ”해고 통보하듯 물러나라 최후 통첩을 했다“면서 불쾌감을 나타내며, 비대위원회 구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냈다.

이와 별도 안 전 대표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안 전 대표는 이 회동에서 "어떤 결론이 난 것 없다"고 말해 의견 조율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됐다.

주승용 의원은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을 염두에 두면서 “그 결과에 따라서 의원들이 손학규 대표를 만나 당권파의 입장도 확실히 전달하고, 안철수 대표도 만나서 그 문제를 협의해 당이 분열되지 않고 화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중재의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찬 회동에는 이태규·이동섭·권은희·김삼화·김수민 의원 등 안철수계 의원과 박주선·이찬열·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신용현 의원 등 대부분의 의원이 참석했다.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당 지도부를 재정립 또는 교체해야 할 엄중한 상황이다. 손 대표의 마지막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라며 손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손 대표를 만나 ◁비대위 전환 ◁손 대표 재신임 투표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세 가지를 제안했었다.

손 대표의 이날 발표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진로는 불투명해졌다. 4.15 총선이 불과 77일 남은 상태에서 당이 내분으로 치닫거나 손 대표를 제외한 의원들이 탈당 및 신당 창당의 수순을 밟기에 기간마저 촉박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손학규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신당 창당을 서두르게 될 것이다’고 전한 바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제3세력 통합을 노리는 대안신당의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제안한 점에 대해 “이 자체로 제3세력의 큰 통합을 역행하는 아주 잘 못 된 처사이다"고 비판했다.

이로써 바른미래당의 진로가 제3세력의 통합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이 당의 진로가 호남지역 군소정당의 통합에 따른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 =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