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어진 제자리로 돌아와야

2006-07-12     김미진

 “경기전과 태조어진에 대한 변함없는 전주시민들의 관심과 애정만이 태조어진을 전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최근 열린 전주역사박물관의 학술대회의 분위기는 사뭇 엄숙하고, 진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훼손 사태로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조선조 태조 이성계의 어진(보물 제931호)에 대한 관리와 보존방안에 대한 논의의 장이였기 때문. 발제자들과 참가자들은 모두 태조어진과 경기전을 전주지역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냈지만 이미지만을 그렸을 뿐, 구체성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학술대회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문화유산은 제 자리에 있을 때 온전한 가치가 있다는 것, 특히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고려할 때 경기전과 어진은 분리될 수 없는 문화유산임을 이해해야한다. 

 특히 문화유산을 지키는 주체는 시민들로, 그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보호나 보존 활동을 통해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것이 1차적 파괴를 막을 수 있는 일임을 깨우치는 도덕성 강조가 국가의 제도적인 장치보다 일 순위라는 점. 

 하지만 옛 세대와 현대 세대의 거리감이 느껴지듯 문화재와 시민의 관계는 언제나 명쾌하지 못하다. 모든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개방하려다보면 문화재 훼손이 걸림돌이고, 그렇다고 개방하지 않으면 박제화 돼 문화재의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임에 그렇다.

 어쨌든 전주시가 태조 어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어진전을 건립한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으니 조속한 추진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우선 태조 어진이 돌아와야 하지 않겠는가? 또 경기전에 있는 조선시대 향낭, 봉화선 등 42점의 유물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마련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