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재가동 불씨 켜지나… 2년 반 만에 상생회의

전북도-현대중공업, 공식 테이블 기업결합 이후 재가동 검토 전망

2019-12-03     윤동길 기자
조산산업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은 지 2년 6개월 만에 전북도와 현대중공업이 공식 채널을 가동하기 시작해 재가동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조선 시황 개선과 현대중공업의 대우해양조선과 기업결합 등 재가동 여건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전북도 우범기 정무부지사 주재로 현대중공업과 조선업 유관기관 관계자 등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산업발전 상생회의가 개최됐다. 지난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이 중단된 지 2년 6개월만에 현대중공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번째 회의이다.

도는 위기에 처한 도내 조선업 생태계 유지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조선산업발전 상생회의를 마련하고,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참석을 요청, 성사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 이종천 관리부장이 참석했다.

도와 현대중공업, 조선업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앞당기기 위해 지역이 준비해야 할 사안과 조선업의 자생적 혁신역량 강화 방안, 친환경·스마트 선박 건조 중심의 도내 조선산업생태계 구축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한 현대중공업 이종천 부장은 “군산조선소 부지매입부터 중단까지 함께 했기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군산조선소는 20∼24척까지 건조물량을 늘려서 3조원 매출을 보고 투자했는데 결국은 절반 정도밖에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산조선소 가동을 항상 하려고 40여명이 상주하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다보니까 오해가 생겼을 수도 있지만, 재가동을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의 입장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 결함심사 이후 군산조선소의 역할 등 재가동 시기에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서 김광중 군산조선업 회장은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업체도 있지만 인고의 시간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며 “지역 현실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빨리 재가동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북의 조선산업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취약한 구조다”며 “위기대응을 위해서는 중소형선박 중심의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 중점지원 등 사업고도화전략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참여 등 사업다각화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도 우범기 부지사는 “최근 글로벌 조선시황이 개선됨에 따라 수주량 증가 등 재가동 시기가 다가온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에서도 재가동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통하는 과정에서 최상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