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율성 선생 76년만에 졸업장 받아

2008-03-12     윤동길

중국의 3대 음악가로 손꼽히는 故정율성 선생(1914∼1976.12.7·사진)이 모교인 전주 신흥중학교로 부터 명예 졸업장을 받아 76년 만에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을 이루게 됐다.

12일 신흥중은 1932년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당시 14세 때 학업을 중단 한 故정 선생의 못다 이룬 학업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이날 명예 졸업장은 정 선생의 외손자인 세천문화유산공사 검봉 총경리가 대신 수여받았다.

정율성 선생은 중국 혁명 음악의 창시자로 불리며 중국 국가인 ‘의용군진행곡’을 작곡한 ‘섭이’와 인민음악가로 칭송을 받고 있는 ‘승성해’와 함께 중국의 3대 음악가로 추앙받고 있다. 

정 선생의 ‘팔로군 행진곡’은 등소평에 의해 중국 군대의 정식 군가로 비준될 만큼 중국 음악사에 긴 발자취를 남겼으며 중국의 아리랑격인 ‘연안송’ 등 360여곡의 곡을 남겼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난 정 선생은 1929년 전주 신흥중에 입학, 전북과 인연을 맺었으며 훗날 음악을 통한 항일운동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할아버지를 대신해 이날 명예 졸업장을 수여 받은 외손자 검봉씨는 “늦었지만 외할아버지가 모교 졸업장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문화교류를 더욱 힘차게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