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 3대 산하기관 설립, 안중에 없는 '전북 배려'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산업 육성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 외면

2019-10-17     윤동길 기자

드론교육센터, 경북도와 업무협약
공간정보통합데이터센터, 세종시
연수원, 충남 공주 신축 이전 계획

<속보>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드론교육센터 등 3대 산하기관 설립을 추진하면서 정작 전북을 배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균형발전과 지역산업 육성 등 혁신도시 조성사업의 정책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다.<본보 10월 17일 1면>

17일 LX공사에 따르면 공간정보통합데이터센터와 드론교육센터, 연수원 등 3대 산하기관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전북도와 드론교육센터 유치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8월 경북도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전북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드론교육센터 이외의 나머지 2개 사업도 전북이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LX공사는 공간정보통합데이터센터의 경우 국토부의 방침에 따라 세종시에 건립하기로 이미 확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간정보통합데이터센터가 세종에 건립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4월 KT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아시아 데이터센터 허브'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LX공사 연수원은 경기도 용인에서 충남 공주로 신축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북도가 유치에 나선 드론교육센터는 지난 8월 19일 LX공사와 경북도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LX공사는 경북도와 협약체결과 관련, “경북도가 드론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부분은 포괄적인 업무협약에 그친다”면서 “전북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지난 8월 전북도의원을 통해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고 해명했다.

전북도는 지난 8월 20일 남원과 진안 등 도내 8개 시군으로부터 드론교육센터 유치 제안을 받아 총 18개 후보지를 LX공사에 전달했고, 일부 부지에 대한 현장실사도 이뤄졌다. 문제는 LX공사가 전북 이외의 타 시도 지자체로부터 후보지를 접수 받았다는 점이다.

LX공사는 “전북 8개 시군의 18곳 후보지와 다른 지자체 7곳 후보지 등 총 25곳에 대한 부지적합선정위원회와 자산관리위원회 검토를 거쳐 최종 8곳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LX공사 3대 산하기관 설립사업 중 전북에 대한 배려는 아예 없는 셈이다. 전북도가 3개월간 공을 들여온 드론교육센터마저 전국 공모사업으로 돌려버렸다. 전북도는 LX공사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최근까지 LX공사 실무진은 물론 고위층과의 면담에서 혁신도시 조성사업의 취지에 따라 드론교육센터 전북 설치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X공사가 전국공모로 사업추진 대상을 확대하면서 최창학 사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자립형 지방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은 지역전략산업 중심의 연계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 이외의 전남 등 다른 혁신도시 이전기관들도 유사한 논란이 제기,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도 제시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균형발전 실현과 공공기관 이전 취지를 감안해 LX공사 산하기관도 도내지역에 소재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전국 지자체 대상의 공모사업은 과다경쟁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전북 시군을 대상으로 한정해서 공모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