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일제강점기 전북 문인의 빛나는 행적과 작고작가전

2019 전주독서대전 기획전시 한벽문화관과 완판복문화관에서 펼쳐져

2019-10-02     이재봉 기자

2019전주독서대전의 기획전시 ‘일제강점기, 전주·전북 문인의 빛나는 행적’과 작고작가전 ‘극작가 박동화’가 4일부터 6일까지 한벽문화관과 완판본문화관 주변 야외에서 펼쳐진다.

3·1운동 100주년에 맞춰 기획된 이번 전시는 △선비들의 재야강학(在野講學) △항일과 민족교육에 앞장선 종교 △학생들의 항일독서회 △문학인들의 삶과 문학작품 △전주·전북의 일제강점기를 그린 문학작품 등으로 나뉜다.

일제강점기, 불의에 항거하는 이 땅 사람들의 처신은 분연히 일어나 싸우거나 목숨을 끊어 저항하거나 은둔하며 도를 지키는 형태로 나타났다. 의병항쟁과 살신성인의 의열과 민족교육운동과 저항의 글쓰기다. 선비들은 전북 곳곳에서 강학을 했고, 학생들은 끓어오르는 울분을 결집해 독서회를 만들었다. 문인들은 민족적 자각이 담긴 시와 소설로 위태로운 운동을 이어갔다.

재야강학 부문은 전우(1841~1922)·조희제(1873~1938)·최병심(1874~1957)·이병은(1877~1960)·송기면(1882~1956)·이광렬(1885~1966)·김정회(1903~1970) 등 자긍과 자존을 지키며 올곧은 선비정신을 보여준 학자와 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민족교육 부문은 목회자인 김인전(1876~1923)·배은희(1888~1981)·김가전(1892~1951)과 ‘거리의 성자’로 불린 방애인(1909~1933), ‘이거두리’로 불린 걸인성자 이보한(1872~1931) 등 어린이와 여성의 지위 향상에 앞장서며 민족의식을 불러일으킨 종교인과 이들이 담긴 책을 살핀다.

항일독서회 부문은 핏속에서 끓어오르는 민족적 자각과 울분을 남모르게 결집해 독서회를 만들었던 학생들을 소개한다. 전주신흥학교, 전주기전여학교, 전주여자고등학교, 전주공립고등보통학교, 전주농업학교, 이리공립농림학교, 고창고등보통학교, 정읍공립농업학교 등 비밀 결사로 위태롭게 민족의 운명과 함께 한 청년들의 이야기다.

저술가와 문학인의 활동은 더 눈부시다.

‘을사오적 암살단’의 취지문을 쓴 이기(김제·1848~1909), 일본 총리 집을 찾아가 조선 독립을 선포한 시인 임규(익산·1867~1948),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복역한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익산·1891~1968), 올곧은 시 정신으로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고 일문(日文)으로 원고를 쓰지 않은 시인 신석정(부안·1907~1974),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수정·기초위원을 지낸 국어학자 정인승(장수·1897~1986), 한국 최초의 시 전문지 「금성」을 발행한 시인·소설가 유엽(전주·1902~1975), 신춘문예사에서 시 부문 첫 수상자인 김창술(전주·1903~1953), 한국 최초의 여성 문학평론가인 임순득(전주·1927~2003), 한국 최초 필화사건(1923년) 주인공인 문화평론가 신일용(부안·1894~1950), 북한 민족문학의 기틀을 마련한 문학평론가 윤규섭(남원·1909~미상), 13세에 신춘현상공모에 당선된 천재 시인·소설가 정우상(전주·1911~1950·추정), 전북 첫 근대 희곡작가인 김태수(부안·1904~1982) 등 전북과 연관된 여러 문인의 활동과 작품을 담았다.

극작가 박동화 전시도 ‘저항의 글을 쓰던 독립운동가’에 맞춰 작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총괄한 극작가 최기우 씨는 “사람은 가고, 작품은 잊혀도, 사람과 작품이 선사한 감동은 정신에 깃든다.”면서 “반듯하고 당당한 이들의 삶은 후세대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결결이 새겨 놓은 위로이자 가슴 벅찬 자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