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문학관, 4일 오후 4시부터 혼불만민낭독회

2019-09-03     이재봉 기자

‘여보소, 아기 어멈, 이것이 웬일인가. 저렇게 양귀비가 나 같은 사람 보려 하고 만리타국에 박을 타고 왔으니, 사람의 인정상 어찌 도로 쫓아 보내겠나. 자네 방에 열흘 자면 첩의 방에 하루 자지, 걱정일랑 장롱 받침에 딱, 붙들어 매 두시게나.’                 -혼불 4권 중에서

최명희문학관의 혼불만민낭독회가 4일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문학관 앞마당에서 열린다. 

지난 7월 전주한옥마을 절기축제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낭독회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주간2019’(9월 1일∼7일)에 맞춰 다시 열리는 것.

혼불만민낭독회는 소리 내 읽으면 자연스레 운율이 담겨 한 편의 시가 되고, 판소리가 되는 소설 '혼불'의 특성을 살려 애독자와 소리꾼, 배우, 가수, 문학인이 다양한 매체로 변이된 '혼불'의 문장을 들려주는 시간이다. 

국악인이 ‘판소리’로 들려주는 '혼불'은 거멍굴 사람들이 기표와 우례의 일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판소리 '흥보가'의 '박 타는 대목'이다.

흥부가 박에서 나온 미인 양귀비를 첩으로 들이자 이를 질투하는 아내를 달래는 부분으로, 소리꾼 박윤희·경보비 씨가 판소리 '흥보도 사내라'로 다시 창작해 들려준다. 

연극인이 ‘극’으로 들려주는 '혼불'은 옹구네·공배네·춘복이가 신분제도에 대해 토로하는 부분과 정을 주고받는 부분을 ‘도대체 양반이란 거이 머여?’와 ‘어찌 그리 넘으 속을 잘 안당가?’로 다시 구성해 들려준다. 

배우 전춘근·정경선·염정숙·정성구·이희찬 씨가 삶의 고달픔과 해학을 질퍽한 '혼불' 속 전라도 사투리로 들려준다.

문학인이 ‘시’처럼 읽는 '혼불'은 김도수 시인과 이진숙 수필가가 나서며, 당일 참가한 관객들이 소설 '혼불' 속 전주를 상징적인 부분을 낭독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또한, 작곡가 겸 가수인 유동만 씨는 박남준의 시 '봄날', 박정만(1946∼1988)의 시 '어느 흐린 날', 김수영(1921∼1968)의 시 '거미'에 음을 담아 시노래를 들려주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이날 행사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문의 063-284-0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