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노인 자진 면허 반납은 0.2%에 불과

2019-08-06     김명수 기자

도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교통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고령 운전자의 경우 인지능력이나 반응 속도 등이 일반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각종 사고 위험에 상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6일 고령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아파트 내 있는 간이 어린이풀장으로 돌진해 어린이와 교사 등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도 소방본부와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7분께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어린이집이 임의로 설치한 공기 주입식 간이 풀장으로 수영장으로 A(82)씨가 몰던 그랜저 승용차가 돌진했다.


당시 풀장에는 어린이집 교사 3명과 원생 11명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사고로 B(3)군과 보육교사 등 5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A씨의 승용차는 풀장으로 돌진하기에 앞서 로체 승용차를 추돌한 뒤 사고충격으로 방향이 틀어졌다. 이후 어린이 풀장을 덮쳤고 화단을 넘어 주차된 베르나 승용차를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섰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은 “승용차가 갑자기 주차된 차를 들이받고 수영장으로 돌진했다”며 “다행히 풀장 옆으로 빗겨나가 많은 아이들이 다치지 않았다”고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털어놨다.


A씨는 "방향을 바꾸던 중에 갑자기 차량이 튀어 나갔다"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와 어린이집 관계자의 과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명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선 6월에는 80대 고령 운전자가 진행 방향을 착각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C(88)씨는 지난 6월 22일 오후 11시 40분께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에서 서상나들목까지 20여㎞를 역주행 했다.
C씨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밤길이 어두워 휴게소 출구를 착각했다"고 진술했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고령운전자 유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016년 1374건, 2017년 1398건, 지난해 1341건이다.
사망자는 2016년 68명, 2017년 83명, 지난해 75명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해마다 고령 운전자 피해가 잇따르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도내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10만 1814명 중 운전면허 자진반납자수는 288명으로 0.2%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초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고령 운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관련 피해도 확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일수록 인지력이나 시력 등 안전운전을 위한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내년부터 70세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할 시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 등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