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형범 제주도지부장(한국시니어스타협회)을 만나

장애를 극복하면서 진정한 봉사활동을

2019-07-26     이민영 기자

오형범 한국시니어스타협회 제주도지부장(63· 전,제주시청)과 26일 인터뷰를 했다. 오 지부장은 37년 간 제주시청에 근무하다 최근 정년을 맞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정년 이후가 더 바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제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제가 하고 싶은 것(일)을 하거나,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늘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요즘 하루 25시간도 부족합니다”

그의 지인은 그가 장애를 가졌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정상인보다 더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조금이라도 편견을 가지거나 불합리한 의견을 내지 않기 때문에 주위 분들이 호평한다고 했다.

“저는 어릴 적에 소아마비를 갖게 됐어요. 그러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건강하게 살거라’, ‘보통 사람처럼 모나지 않게 살거라’하시면서 훈도하셨어요”

그는 어릴 적 부친보다는 모친의 훈육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부친은 종교인이라서 항상 바쁘기 때문에 대화를 가질 시간이 부족했었다.

그러다 보니 어릴 적 외가에서 생활할 때가 많았다. 중학교 다닐 때 부친을 만나 오붓한 시간을 가진 기억이 난다고 했다. 성장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이 커졌다. 1901년생이시니까 지금 살아 계신다면 120세이다.

그의 아버지는 성직자로서 우리 나라의 민족종교를 정립하는데 평생을 전념했다. 오 지부장은 5남 4녀의 형제자매와 함께 ‘부친에 대한 권위와 위상은 하늘 같이 높아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성장과정은 그의 성격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는 “자기 욕심보다 남을 돕는 일을 찾아 해라.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도우면서 살아가고, 인성이 좋은 사람이 돼야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일원이 될 수 있다”며, 두 아들들에게 훈도했다. 아마도 부친의 영향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1979년 제주시청 임시직으로 공직을 시작해 37년을 봉직하고 지난 2017년 12월 말 정년퇴직을 했다. 제주도 토박이로써 손재주가 좋아 뭐든 잘 만들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장점을 살려 챠트 담당으로 특채됐다. 이후 시청 행정기획과, 기획예산과 등에서 근무했다. 이도 2동 출신으로 재직 시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지난 해 장애인협회 중앙회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퇴직 후 몇 가지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다. 첫째 부친께서 연구하고 종사한 종무(수운교)에 관한 일을 맡아 수운교 광양지부장으로 활동 중이며, 또 하나는 2011년 2월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지체장애인협회 감사에 선출돼 지금까지 봉사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 공동체문화활동가회장을 맡았고, 이번에 한국시니어협회 제주도지부장까지 맡게 돼 하나 더 추가 된 셈이다.

“저는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진정성이 묻어나는 진실만이 신뢰를 만든다 봅니다. 여러 모로 부족하고 미흡하지만, 성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형범 지부장의 겸손하고 진솔한 대화는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지난 20일 제주도 워크숍 때 보여준 그의 헌신적인 배려까지 오버랩되면서 더욱 진한 기억으로 남는다.

서울 /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