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지역 전북...여성의 삶은 '불안정'

도내 여성 월 평균임금...남성의 60.5%에 불과

2019-07-17     이지선 기자

전북은 여성의 인구가 남성을 넘어서는 이른바 ‘여초지역’이다. 하지만 전북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취업은 물론 임금, 근무형태, 승진, 일·가정 양립 등 기울어진 저울이 젊은 여성을 타지로 밀어내고 있다.

16일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전북 여성의 삶’에 따르면 올해 전북 여성인구는 90만2742명으로 전북 인구의 50.1%를 차지한다. 이 중 생산가능연령 인구(15~64세)는 65.3%이며 연소인구(14세 이하)는 11.7%, 노령인구(65세 이상)는 22.9%였다.

인구자체는 여성이 더 많지만 남성에 비해 노령인구 비율이 높고 생산가능연령과 연소연령 인구 비율이 낮다. 타 지역과 비교해도 전북은 여성 노령인구의 높은 비율로 인해 생산가능연령 인구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5.6%p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하는 여성의 비율을 의미하는 전북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6%로 지난 2010년 47.5%에서 2.1%p 소폭 증가했지만 전국 여성의 평균 경제활동참가율 52.9%보다 현저히 낮다. 남성(70.7%)과는 21.1%p나 벌어져 있어 성별격차도 당장 따라가기는 버거운 수준이다.

근무 형태에서도 차이가 분명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도내 여성의 상용근로자 비율은 38.9%로 남성보다 6%p 낮았으며 여성 자영업자 비율 역시 15.2%로 남성보다 2배 이상 낮았다. 반대로 고용이 불안정한 일용·임시근로자 비율은 30.4%로 남성 19.2%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가족 중 무보수로 해당 사업체 정규 근로 시간의 ⅓이상을 근무하는 ‘무급가족 종사자’는 여성 취업자의 15.5%를 구성해 매우 높은 수준인데 반해 남성의 경우 1.9%만이 무급가족 종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격차만도 무려 8배 이상이다.

도내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2017년을 기준으로 167만 원으로 남성 평균임금인 276만 원의 60.5% 수준에 불과해 성별임금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었다. 전국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81만 원이었다.

특히 지난 2010년(60.3%)과 2015년(62.0%)에는 전국 평균인 60.1%, 59.3%을 웃돌았음에도 2017년에는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 경북, 인천에 이어 4번째로 낮게 나타나 임금 성비 개선책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 기준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10.7%)은 지난 2010년 6%부터 증가하고 있으나 전국 평균(13.9%)과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높은 서울시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차이다. 이밖에도 지자체 위원회의 여성 참여비율은 31%로 법적 기준 40%에 미달이었다.

전북연 조경욱 박사는 “이 연구가 전북여성의 현재 위치와 삶의 변화, 남녀의 성별격차 현황 등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길 바란다”며 “향후 양성평등한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