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에 폭행 당한 후 숨진 故 강연희 소방경, 위험직무순직 인정

2019-04-30     김명수 기자

구급 활동 중 취객으로부터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한 뒤 숨진 고(故) 강연희 소방경이 위험직무순직을 인정받게 됐다. 


지난달 30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인사처는 지난 29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를 열어 강 소방경의 위험직무순직 유족보상금 청구 건을 승인했다. 


인사처는 애초 지난 2월 15일 심사에서는 강 소방경이 공무원 재해보상법에서 정한 요건에 충족하지 않는다며 위험직무순직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번 재심에서는 이를 인정해준 것이다. 


인사처는 지난 2월 심사 이후 별도의 팀을 꾸려 이달 10일 현장조사에 나섰으며 당시 상황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구급업무의 특성, 사건 발생 당시의 위급한 상황, 현장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재심 결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위험직무순직은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한 경우 인정된다. 


이는 재직 중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에 인정되는 일반 순직과 구별된다. 
위험직무순직으로 인정되면 보상금과 연금이 일반 순직에 비해 높게 나온다. 


무엇보다 소방공무원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했다는 공적 차별성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다.


강 소방경은 지난해 4월 2일 오후 1시 20분께 구급 활동 도중 익산시 한 종합병원 앞에서 취객 윤모(47) 씨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 그는 이후 구토와 경련 등 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29일 만에 숨졌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 8월 공무원급여심의회의를 열어 '고인은 업무수행 중 해당 사건으로 극심한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지병인 뇌동맥류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 소방경의 순직을 인정했다. 


이후 유족들은 위험직무순직 여부를 심사해달라고 인사처에 청구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