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고 더워서 파리도 안날려” 속타는 전통시장

2018-08-29     김명수 기자
올 여름 최악의 폭염에 태풍, 폭우까지 겹치면서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깊은 시름에 빠졌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올 여름철이 유독 힘들다.
 
한 달이 넘게 지속된 35도 이상의 타는 듯한 폭염에 전북을 관통한 태풍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손님들의 발걸음이 여름이 시작됨과 동시에 끊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엔 폭우가 내리고 비가 그치니 다시 폭염이 찾아오면서 그야말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실제 29일 오후 2시께 전주중앙시장은 지나는 사람보다 시장 상인이 더 많을 정도로 한산했다.
전주한옥마을 관광객 유입이 많은 중앙시장이기에 많은 인파들이 오갈 것 이라는 예상은 전혀 빗나갔다.
어제까지는 오락가락 내리는 비에 손님이 없었지만, 오늘은 33도 이상의 폭염에 손님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더위에 지친 상인들 조차 일손을 놓은 채 매대 앞에 서서 연신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고등어와 갈치 등 시장 어패류를 파는 상인들은 혹시나 생선이 상하지 않을까 얼음을 곳곳에 뿌려댔다.
 
채소를 팔고 있는 한 상인에게 찾는 손님이 없어 보인다고 묻자 “한 달간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폭염이 지속되더니 태풍에 폭우, 다시 더위가 지속되니 누가 오겠어?”라고 되물었다.
이어 “올해는 극심한 이상기온에 채소가격도 크게 올랐는데 최근에는 정말 손님이 뚝 끊겼다“는 한탄 섞인 대답만 돌아왔다.
 
요즘 경기가 어떻냐는 질문에 상인들은 “더워서 누가 여기까지 나오나”,“노인들이야 집에 있기 답답해서 나오지만 젊은 사람들은 시원한 마트를 찾지”라며 한탄했다.
 
이처럼 발길이 끊긴 전통시장에 비해 인근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의 경우 손님들로 넘쳐났다.
손님들은 무더위와 비를 피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쇼핑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시민 이모(32)씨는 “마트를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날씨가 무덥고 습해지면서 혹시 생선이 상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대형 마트를 찾았다”며 “평일 오후임에도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시장상인들은 이 같은 상황이 야속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시장 상인은 “올해 여름이 유독 힘들다. 추석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손님이 없어 큰일이다”며 “너무 손님이 없어 가계 임대료 내기도 힘든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나마 중앙시장은 한옥마을과 가까워 주말이면 손님들이 많이 찾지만 다른 시장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며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전통시장을 많이 방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올 여름같이 힘든 적은 정말 처음이다”며 “좋은 물건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