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에도..지치지 않는 폭염

2018-08-16     김명수 기자
매일 35도 이상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가축 폐사가 급증하는 등 거의 재난 수준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입추가 지나고 찾아온 말복(末伏)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 이상 도민들을 괴롭히는 폭염에 물고기 수천마리가 떼로 죽고 식당 유리가 폭염에 깨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실제 16일 오전 전주시 삼천 마전교 인근 하천에서 모래무지, 잉어, 피라미 등 물고기 수천마리가 죽은 채 떠올랐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죽은 물고기가 폭염으로 인해 수온이 상승한 상태에서 전날 밤 내린 소나기로 하천에 오염물질이 유입돼 물고기가 떼죽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에 오염물질이 섞이면서 산소량이 일시적으로 줄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이다.
 
앞서 15일 오후 2시4분께는 전주시 효자동의 한 건물 2층에 있는 음식점 외부 강화유리가 깨졌다. 
경찰은 유리가 깨진 이유를 자파현상으로 보고 있다. 자파현상은 유리가 스스로 깨지는 현상으로 유리 안에 불순물이 들어있을 경우 뜨거운 열기에 파괴될 수 있다.
 
이날 전주와 익산의 기온은 38.1도, 무주 38.4도, 김제 38.3도로 도내 전역이 38도를 넘나들었다.
말복인 16일에도 전주 기온이 36도를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 기온보다 5도 이상 높은 상태다.
 
지난달 10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전북지역에서 38일째 특보가 강화·지속되고 있어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온열질환자는 205명으로 5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발생한 온열질환자 116명에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또 가축피해도 최악의 피해를 입혔던 지난 2016년 146만3114두(수)를 넘어서 148만 2289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보건 및 축산 당국이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다 내놓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피해상황은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전북 일부 지역에서는 태풍 룸비아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지역이 있지만 비 소식에도 도내 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열대야도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러한 폭염의 원인에 대해 "대기 상층에 발달한 티베트고기압과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가 일찍 끝나고 무더위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는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한 낮 야외활동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