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지사 잇단 작심발언… 도정 분위기 쇄신 강조

과장급 중간간부 업무행태 지적, 이례적 질책성 발언에 해석 분분

2018-08-13     김병진 기자

“과장들의 일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이례적으로 도청 과장(4급·서기관)급들의 업무행태를 지적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오전 송하진 지사는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재 모든 실국의 업무와 현안에 대한 결재와 방침결정이 국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과장들의 일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도지사에게 보고하는 행정사항에 대한 결재는 과장이 직접 보고하고, 국 전체 소관이 아닌 과단위에 국한된 회의는 과장이 직접 주관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송 지사는 “각 분야별, 개별사업에 대해서는 과장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현안 해결이 용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직원들에게 역정을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송 지사의 업무 스타일상 이번 질책성 발언을 두고, 도 안팎에서의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민선 7기 들어 해이 해진 도 본청 52개 과·담당관들의 업무행태에 대한 작심발언이란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전체 청원대상 강의에서도 공무원의 끊임없는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했다. 당시 송 지사는 ‘조감능력’, ‘균형감각’ 등을 공무원이 챙겨야할 주요 덕목으로 지적했다.

송 지사는 “많은 사람, 좀 더 넓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과장급 리더들의 의사결정 능력이 중요하다”며 “공직자 모두가 각자가 결정하는 자리, 영향력 있는 자리에 있음을 명심하고 ‘전체’를 ‘두루’ 살피며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도 지도부가 볼 때 이후 과장·팀장들의 마음가짐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읽혔다. 최근 중앙부처·기업들의 각종 정책 발표(국제관광거점 제외, 폭염취약지역 선정, 삼성투자 등) 동향 등에서 담당과가 모르고 있는 일이 속출했다.

기획력 부족도 곳곳에서 노출됐다. 심지어 송 지사는 최근 간부회의 자리에서 “최근에 타 시·도에서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정책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며 “세부 사업내용을 파악하고 우리 도 정책과 중복여부 등을 검토해 도입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직접 대구-신기술 플랫폼, 충남-재난현장 전문 자원봉사단, 경기-주차장 무료개방지원, 부산-청각장애인 네일케어 서비스 등을 직접 불러주기도 했다.

이밖에 도 지휘부에서 최근 ▲지역 경제위기 극복 지원사업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완대책 ▲인구유출 심화에 따른 대책 ▲태양광 사업 부작용 보완 등을 주문했지만 기존안 외에 이렇다 할 정책발굴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 모 과장의 경우 기자단 브리핑 자리에서 중앙부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전북도청 고위 관계자는 “도정의 핵심 중간 간부인 과장급들이 민선 6기와 연속됨에 따라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뜻으로 읽힌다”며 “하반기에는 정책결정을 빠르게 하고, 도정의 분위기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모습으로 쇄신해 각 분야별 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