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야구부 고의 져주기 논란

2018-07-15     윤복진 기자

‘역전의 명수’라는 수식어로 불리우는 야구명문고교 군산상고 야구부가 무성의한 플레이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경기를 지켜본 야구관계자들과 관중들은 군산상고가 작정하고 게임에 패하기 위해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는 증언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 고의져주기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

실제 지난 4일 고창 야구경기장에서 제99회 전국체육대회 대표선발 2차 지역 예선전에서 군산상고와 고창영선고의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경기는 신생팀인 영선고보다는 야구 명문고인 군산상고가 우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였으나 경기에 임한 군산상고 타자들은 마치 번트 연습을 하러나온 듯 연신 번트로 일관하다 결과는 군산상고가 영선고에게 0대4로 패했다.

군산상고는 첫 번째 타자가 초구 번트에 성공해 1루에 안착한 이후 두번째 세번째 타자 모두 번트 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투아웃 3루 상황에서 네번째 타자는 번트가 아닌 타격을 했으나 내야땅볼 아웃되면서 한회 공격기회를 마치는 등 마지막 타자를 제외하고 모든 타자가 번트를 댔으며 이런 비슷한 경기방식은 다음 공격에서도 이어졌다.

또한 이날 경기에서 군산상고 타자들은 공이 이미 홈플레이트를 통과한 후 반 박자 느린 스윙을 하거나 심지어 2아웃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높은 볼에 무모하게 쓰리번트를 하며 아웃을 당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이처럼 군산상고가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하자 상대팀이었던 영선고 선수들 역시 군산상고 선수들처럼 번트만 대는 플레이를 재연하는 등 불쾌함을 드러내보이기도 했다.

당시 경기 감독관을 맡았던 김준환(전 해태 타이거즈 선수) 전 원광대학교 야구감독도 말도안되는 경기가 계속되자 주심에게 ‘져주기 게임은 안 된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김 감독관은 “해당 경기 도중 2아웃에 번트해서 (주자가) 아웃되기도 했는데, 수십 년 야구를 한 내가 봐도 이해를 못 하겠더라”며 “내가 감독이었으면 그런 경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번 경기를 지켜본 학부모와 관중은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한 누리꾼은 “군산상고와 영선고 경기는 누구를 위한 경기였는지도 모를 스포츠정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비겁하고 어이없는 경기 였다”면서 “아이들이 열심히 훈련하고 고생한 만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며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그런 기본적인 인성부터 갖출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군산상고와 영선고의 경기는 우리나라 스포츠경기 사상 최악의 경기로 남을 정도로 옹졸하고 추잡한 경기”라고 힐난했다.

이와 관련해 군산상고 관계자는 “일부러 져주기 경기를 했다는 것은 억지 주장에 불과하며 번트를 지시한 적이 결코 없다”면서 “이 경기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전국체전에 나갈 수 없는 (예선) 상황이었고 다른 중요한 경기 일정상 선수보호 차원에서 일부 주전 선수를 빼낸 것 뿐이아”고 항변했다.

관계자는 이어 “1년 내내 게임을 해야하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는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경기와 덜 중요한 경기를 구분,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경기 결과로 인해 자동출전이 유력했던 전주고는 출전이 불투명해지자 “군산상고가 고의로 져 준 의혹이 있다”며 대한체육회와 대한야구협회·전북도교육청·전북체육회 등에 ‘승부조작(고의 패배)에 대한 조사요청’을 공식적으로 의뢰했으며 조만간 공정위원회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윤복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