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오창렬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 출간

- 그리움의 정서가 아스라한 빛깔로 채색 돼

2018-05-30     송미경 기자

오창렬시인의 그리움의 정서가 아스라한 빛깔로 채색된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가 출간됐다.

시인 오창렬의 두번째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를 읽다보면 '눈 녹고 꽃 피는 일이 우리 사이의 일'임을 깨닫게 된다. 

한 편의 시가 우리의 ‘눈 속에서’ 피어나는 동안 천일의 밤이 하룻밤처럼 지나가는 걸 느낄 수 있다. 펼치면 천일의 시간이지만 접어놓으면 딱 하룻밤 이야기 같은 인연들이 이 시집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창렬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사이’라는 지점이다.
 
시인 오창렬에게 ‘사이’는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시적 개념이다. 그런 까닭에 ‘사이’는 간격으로도 읽히고, 여지와 같은 의미로도 다가온다.
 
오창렬시인은 ‘사이’를 표제어로,  이곳과 저곳이 아닌 어름의 지점에서 다양한 의미를 포착해 낸다. 나의 이야기면서 너의 이야기를 말하는가하면, 내 이야기도 네 이야기도 아닌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 시에서 주목할 대목은 '마음 복판에는 안개꽃처럼 간절간절 망초꽃 피고'라는 구절이다. 첩어는 어떤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반복이다. 오창렬은 지극한 간절함을 드러내기 위해 ‘간절간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럼으로써 간절함은 일방이 아니라 쌍방의 소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주체와 주체 ‘사이’에 흐르는 간절함이 ‘간절간절’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시인 오창렬은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고 있다. 1999년 계간시지 『시안』 신인상에 「하섬에서」 외 4편이 당선돼 등단했다.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지원사업공모 개인창작분야에 선정됐고, 2008년 시집 『서로 따뜻하다』를 펴냈다. 제8회 짚신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 개정교육과정과 2015년 개정교육과정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등에 시 「부부」 「가을밤」이 수록됐다.
 
송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