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갑순 개인전 '한지 꿈을 만든다Ⅱ'展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2018-04-17     송미경 기자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서울관에서 오는 23일까지‘박갑순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는 1999년 한지공예에 입문해 오랜 시간동안 지호공예(紙糊工藝)를 연구해 왔으며, 전통 작업방식과 작가 고유의 독창성이 어우러진 작가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장독대, 단지, 항아리, 탈과 여러가지 전통 생활용품 그리고 유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호공예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박작가가 살던 외갓집엔 너른 장독대와 항아리가 있었는데 그 곳에는 간장과 고추장이, 항아리엔 홍시감과 옥수수가 가득 들어 있어 보물 상자들 같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삭막한 아파트 한 귀퉁이에 작가만의 장독대를 만들어 준비했다.
 
지호 공예는 종이(닥 죽)를 잘게 찢어서 물에 불려 찹쌀 풀과 섞어 반죽한 다음, 찧어 이겨서 그릇모양의 틀에 조금씩 붙여가며 말리고 또 덧붙여 마지막에 골격을 떼 내고 옻칠이나 기름칠을 하고, 또 그림이나 색을 칠해 마무리 하기도 한다.
창호지로 쓰다 버린 폐지나 글씨 연습이나 학습용 한지, 파지 등을 가지고 물에 풀어 녹인 다음 찹쌀 풀 또는 밀 풀을 섞어 절구에 곱게 찧어서 점토처럼 만들고 이것을 이겨 붙여서 그릇을 만드는 기법이다.
 
또한, 들기름이나 콩기름을 먹여서 충해를 막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며, 그릇이 귀한 농가에서 합, 함지, 표주박 등을 만들 때 주로 이용했다.
 
작가의 작품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 '호랑이 베개'는 작가가 전북대학교 박물관에서 본 유물을 자신만의 색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작가는 선비의 오수, 아니면 어린 아이의 낮잠을 위해 만들어 진 발그라한 모습의 단단한 듯 부드러운 무섭지 않은 호랑이 베개의 이미지를 입힌 작품이다.  
 
박갑순 작가는 "시대를 담고 다양한 소재를 넘나드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전통적인 지호공예의 작업방식을 통해 우리 전통 유물의 모습을 나만의 방식과 생각을 통해 재탄생시키고자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2번째 개인전이며, 현재 (사)한지문화진흥원 이사, 지우 전주전통한지공예연구회 회원, 전주한지문화축제 연구실행위원, 전국한지공예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 중이다.
 
송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