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혼불」에 각인된 언어의 돌을 주워 담는 혼불 필사(筆寫), 함께 하세요

‘사각사각 디딤돌’ 4월 19일부터 6월 21일까지

2018-03-28     송미경 기자

 “나는 일필휘지란 걸 믿지 않는다. 원고지 한 칸마다 나 자신을 조금씩 덜어 넣듯이 글을 써 내려갔다"고 말했던 소설가 최명희(1947∼1998). 

 
그의 치열하고 섬세한 작가정신을 느낄 수 있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4월 19일부터 6월 21일까지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  마련된다.
 
전라북도교육청과 최명희문학관이 함께하는 소설 「혼불」 필사 프로그램 ‘사각사각 디딤돌’이다. 
 
17년에 걸쳐 쓰인 「혼불」은 우리말을 아름답게 녹여 쓴 작가의 마음이 책갈피 틈새와 문장의 행간마다 담긴 작품으로, ‘흔들리는 바람’(1부·1~2권), ‘평토제’(2부·3~4권), ‘아소, 님하’(3부·5~6권), ‘꽃심을 지닌 땅’(4부·7~8권), ‘거기서는 사람들이’(5부·9~10권) 등 5부 10권으로 구성됐으며, 108개의 소제목으로 갈라진 각 장이 마치 한 편의 단편을 이루는 독특한 형식을 이루고 있다.
 
대상은 도내 초·중·고·특수학교 학부모며, 참가자들은 10주 동안 10명씩 팀을 이뤄 각각 한 권의 책을 필사해 10권 분량인 「혼불」을 완성한다. 
 
프로그램의 강사를 맡은 극작가 최기우 씨는 “최명희의 글에는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아픔과 어둠을 밝고 찬란한 빛으로 발하게 하는 힘이 있다”며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적다 보면 눈으로 읽을 때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으며, 전라도의 언어와 역사와 문화를 다시 살피는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송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