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추행 사건에 시민들도 뿔났다

시민단체, "검찰은 여검사 성추행사건에 성역 없는 수사 진행하라"

2018-02-01     이지선 기자

한 여검사의 폭로로 불거진 검찰 내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도내 여성·시민 단체가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요구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전북지역 55개 여성·시민단체는 1일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검찰이 조직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침묵하고 피해자의 수치를 강요한 것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검찰은 가해자를 수사해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법무부는 성폭력 피해자인 서 검사의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 '8년 전 사건이라 경위 파악이 어렵다'는 등의 답변을 했는데, 우리는 '8년 전 사건'에 대한 경위 파악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될 수 있는지, 그만큼의 치밀하고 진정성 있는 조사를 진행했는지, 피해자의 진술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공직비리수사처 등 객관성 있는 기구에서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실질적인 성평등 교육과 내부 성폭력 실태에 대한 전수조치 등 종합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그것은 검찰 내 성폭력 예방 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폭력에 대한 왜곡 없는 판단과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용기를 내 피해를 세상에 알린 서 검사에게 지지를 표하며, 이제라도 우리사회의 약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를 실현하도록 검찰의 행보를 철저히 감시하면서 피해검사와 함께 할 것"이라며 "검찰은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비난을 멈추고, 2차적 불이익 조치를 예방하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검사선서에 보면 '나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내용이 있는데 법무부가 검사 선서에 관한 규정을 신설한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이 같은 일들이 검찰 내부에서조차 벌어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성평등 없는 민주주의는 없고 성평등의 완성이야말로 민주주의라는 생각으로 연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지난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있다.
 
서 검사는 가해 검사나 소속 간부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사무감사와 검찰총장 경고로 인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무부는 서 검사의 발언이 기사화되자 "인사 과정에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성추행은 8년 가까이 경과돼 경위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사실상 의혹을 부인했으나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달 30일 "진상조사를 통해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