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고목 예술 옷 입고 책나무 꽃으로 피어나다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서 엄혁용 개인전

2017-11-16     박해정 기자

썩어가는 오래된 고목이 예술가의 손길로 생명을 얻어 책으로 꽃이 되어 피어났다.

나무에 꽂혀 수년간 직지와 완판본에 천착해온 조각가 엄혁용 전북대 교수가 이번에는 나무 중에서도 죽어가는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어 돌아왔다.

엄혁용 교수가 16일부터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스물일곱 번 째 개인전 ‘책나무 꽃이 되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완판본과 직지 대신 썩은 나무를 작품으로 재생시키고 다시 자연으로 환원하는데 중점을 뒀다.

책은 나무이고, 나무는 종이이고, 종이는 자연이고, 자연은 책이라는 작가는 “죽은 나무, 병든 나무, 썩은 나무에 숨을 주어 작품으로 재생시키고 과정과 시간을 통해 다시 자연으로 돌려주려는 생각에 병들고 썩은 나무만을 수집하고 찾아다녔다. 고사목을 책으로 그 책을 다시 자연으로 환원시키기 위해 고사목에 칼질하고 오방색으로 곱게 옷을 입혀 새색시 시집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올 여름을 보냈다.-작업 노트 중에서

작가는 이번 전시회가 끝난 후 의미 있는 장소를 물색해 작품들을 전시해 낡고 무너져가면서 다시 자연으로 환원되는 과정을 기록할 계획이다.

홍익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대학원(도예)을 수료하고 원광대 대학원(조형미술)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앙미술대전·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중앙미술대전 종합대상, 코리아 아트페스티벌 특별상, 한국미술상, 2014한국기초조형학회 파리 16개국 초대작품전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과 전북미술대전, 온고을미술대전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홍익조각회와 한국미술협회 이사, 한국기초조형학회 수석부회장, 전북대 예술대 미술학과장으로 활동 중이다.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