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원, 3개월 전 환호성은 어디로 갔나

2017-09-25     전민일보

평일 무주 태권도원을 찾았다. 무주 특유의 산세 속에서 자리 잡은 무주 태권도원의 드넓은 부지와 잘 갖춰진 각종 시설들은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로써 손색이 없었다. 얼마 전 이곳에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도 열렸기에 방문 전부터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찾았다.

하지만 2시간 남짓 머문 시간동안 머릿속에서 ‘아쉬움’이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았다. 이 좋은 시설과 태권도라는 세계적인 아이템을 지닌 태권도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오는 아쉬움이었다.

평일 탓인지 관람객은 10여명 남짓에 불과했다. 2시간동안 만난이 들의 숫자였다. 주차장은 텅텅 비었고, 여의도 절반 크기의 넓은 부지는 황량함마저 느껴졌다. 특히 20여명 남짓의 태권도 선수들의 공연은 25분 공연시간 내내 흥분을 안겨주기 충분할 정도로 훌륭했지만, 객석은 텅 비었다.

무대 위의 시범단 선수보다 관람객이 훨씬 적었으니, 공연하는 사람들도 흥이 나지 않을 법도 한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평소 박수에 인색한 필자도 손을 모아 박수를 쳤다. 시설을 둘러보면서 아이들의 체험거리도 많았고, 태권도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아직 명인전 등 일부 시설이 완성되지 못했지만, 태권도원의 문제점은 시설적인 측면은 아닌 것 같다. 이 좋은 시설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더 크지 않은가 싶다. 앉아서 기다린다고 관람객들이 오지는 않는다.

불과 몇 개월 전 세계대회를 치른 훌륭한 시설과 공간을 갖추고 있는 무주 태권도원을 여느 국립시설처럼 방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적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로써 위상과 인지도를 높여나가야 한다.

국기원 이전 등도 서둘러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주 태권도원으로 이어지는 도로망은 썰렁함이 크게 느껴졌다. 접근성을 높인다면 관람객들이 가득찰 것이라는 전제는 다소 억지스럽다.

더 이상 하드웨어측면의 손쉬운 방식의 접근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퍼붓는다고 성공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용물을 더 채우고, 태권도와 관광이라는 두마리를 쫓을 수 있는 해법을 모아야 한다.

이미 훌륭한 시설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 공연과 전시, 관람, 체험, 숙박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한번 치르려고 임시로 조성한 시설이 아니기에 정부차원에서도 관심을 더 가져야 할 것이다.

태권도원 활성화는 태권도인들의 양보와 희생에서부터 활성화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답게 내용물을 채워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