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한 신고가 신속한 출동을 만든다.

- 이은혜(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사)

2017-09-12     신성용 기자

소방서에 근무를 하다보면 수시로 스피커를 통해 다급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 위급하고 불안정한 상황인 119 신고이다.

어떤 사람은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울부짖기도 한다. 다급한 상황일 것을 짐작하면서도 정확하지 않는 말소리에 답답함이 생긴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소리 속에서 정확한 위치와 상황을 파악하고자 하는 상황실의 직원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느껴져 긴장을 고조시킨다.

대부분의 신고자들은 다급한 나머지 빨리 와달라는 말만 반복할 뿐 기본적인 상황 설명도 해주지 않아 현장 도착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긴급 상황 시 119 신고요령의 핵심은 정확한 위치를 설명 하는 것이다. 현장 위치를 정확히 알려야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다.

간혹 신고 위치를 설명할 때 도로명 주소와 기존의 지번 주소를 섞어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혼용하지 말고 정확한 주소를 신고해야 한다. 주소를 모를 경우 간판 전화번호나 전신주 번호, 주변에 있는 특이한 건축물 등을 알려주면 위치 파악이 쉽다.

신고 시 상세한 현장 상황도 같이 설명한다면 적절한 소방차 출동 편성과 필요 장비 구비에 시간을 절약해 신속한 출동이 가능해진다.

긴급 현장이 화재 상황인 경우 연기의 색과 불꽃 여부, 발화 위치 및 층수, 건물의 용도, 구조가 필요한 사람 수 등을 침착하게 말해야 한다. 구조 상황에는 교통·붕괴·폭발·수난·산악·승강기 등 사고유형과 구조가 필요한 사람 수, 추가 사고 발생 가능성 등을 알려야 소방서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구급 상황 발생 시에는 환자의 대략적인 나이와 현재 상태, 원인 및 긴급을 요하는 환자인지 등을 전달하고 심정지 환자에게는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119상황실 직원에게 침착하게 상황설명과 답변을 한다면 신속하게 출동하는 소방차와 소방대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119 다매체신고서비스로 음성통화 외에도 문자, 119신고 앱, 영상통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119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자가 청각장애인, 외국인 등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음성 통화가 곤란한 경우에도 119에 신고할 수 있다.

소방서에 견학 온 유치원생들에게도 119 신고 요령을 교육한다.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119신고 요령을 교육받으면 배운 내용대로 정확한 위치와 상황설명 그리고 침착함으로 신고할 수 있어 신속한 출동으로 내 가족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