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환호에 가려진 전주시의 미숙한 대회 준비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수공사 후 마무리 제때안되. 시민들을 위한 시설공사 '전무'

2017-05-21     최정규 기자

“바뀐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네요”

지난 20일 FIFA U-20월드컵 개막 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 세계인의 축제 답게 많은 인파가 경기장에 모여들었다. 경기장으로 들어가기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 먼지가 휘날렸다. 자세히 다가가 보니 하얀 모래가 쌓여있었다. 보수 공사 후 뒷정리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광장 방면에는 상태가 심각했다. 조경을 위해 심어져 있어야 할 나무들은 없고 대충 흙으로  덮혀 있었고 나무 뒤쪽과 사이사이에는 오랫동안 방치된 쓰레기가 숨겨져 있었다.

급하게 치운듯한 모습이였다. 자전거보관소는 휘어지고 부러져 멀쩡한 것이 몇 개 없었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말뚝은 썩어가고 있었고 연결줄은 끊어지고 삵아 너덜너덜해져 미관을 오히려 해치고 있는 상태다.

보도블럭 또한 깨지고 패여있어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전주 동산동에서 온 김보라(28·여)씨는 “자주 산책도 나오지만 월드컵을 보러 아이와 함께 왔는다”며 “공사를 하는 것 같은데 바뀐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너무 덜컹덜컹 거려서 유모차를 끌기 불편하다며 미관도 너무 해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박모씨(32)는 “경기장 내부는 먼지로 가득하고 공사를 한다고 들었는데 무슨 공사를 한건지 잘 모르겠다”며 “솔직히 많이 실망했다”고 전했다.

전주시의 미숙한 FIFA U-20월드컵 준비로 빈축을 사고 있다.

21일 전주시에 따르면 FIFA U-20월드컵 개최를 위해 전주월드컵경기장 개·보수공사에 투입된 금액은 약 140여억원이다.

하지만 이 금액 대부분은 FIFA가 요구하는 전광판, 주차시설, 보도블럭, 잔디 등에 만 투입되고 정작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실제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민공원의 경우 이번 정비과정에서 제외됐다. 내부시설의 경우도 시민들이 이용하는 의자 등은 페인트조차 새롭게 칠해지지 않았다.

전주시 관계자는 “예산과 FIFA 요구안에 맞추다 보니 부족했다”며 “앞으로 U-20대회가 끝나고 시설관리관리 공단 측에서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최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