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파기만 하면 도자기가 나왔다

도자기 9점 도굴 40대 어부 유통업자와 판매하려다 덜미

2017-03-16     최정규 기자

서해안 갯벌에 매장된 고려시대 유물을 도굴해 시중에 판매하려 한 일당에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10여년이 넘게 충남 태안군에서 바다에서 어부생활을 했던 김모씨(49)는 지난2015년 11월~12월 사이 소라를 캐러갔다가 우연히 도자기 하나를 발견했다.

도자기가 마음에 들었던 김씨는 자신의 집에 보관했다. 이후에도 바다에 나갈 때마다 김씨는 도자기를 발견하게 되면 집으로 가져왔고 그 수가 9점에 달했다.

김씨가 도자기를 수집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는 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김씨에게 유통업자 이모씨(59)가 찾아와 “도자기를 팔게 되면 큰 돈을 벌수 있다”고 말하며 접근했다.

이들은 서울,대전, 전북, 전남 일대 불특정 사람들에게 판매하려하려다가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도자기를 담보로 범행자금을 조달 하려던 중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갯벌에 고려청자가 묻혀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찰은 처음 믿지않았다.

사실확인을 위해 김씨와 범행 현장을 찾은 경찰관들은 김씨가 가리 킨 곳을 파봤다.

경찰이 삽으로 파자 고려청자가 나왔다.

눈이 휘둥그레진 경찰은 이날 고려청자 1점과 도자기 파편을 수거했다.

김씨는 일반인이 보고 지나칠 만한 볼록한 갯벌 지형을 보고 문화재 위치를 간파했다.

전북지방경찰청 해양범죄수사계는 16일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들을 포함한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훔친 고려청자 등이 포함된 도자기는 국보급 문화재는 아니지만, 고려 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검거된 피의자들 이외에도 서해안 일대를 무대로 해양문화재를 전문적으로 도굴하는 일당이 추가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해양문화재 도굴·유통·밀반출 사범에 대한 단속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