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가로 막는 높은 턱

[기획] 전주시 보행권 모두에게 공평한가. ③

2017-02-20     최정규 기자

대학가-한옥마을 이동권 제한
인도 곳곳 울퉁불퉁 사고 우려
점자블록없어 시각장애인 위험

“턱이 너무 높아 불편해요”

20일 오후 전북대학교 구정문. 이 곳은 최근 전주시가 보행자 우선 도로로 조성했지만 장애인들의 보행권(이동권)은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않았다. 휠체어는 도움 없이는 지나다니지 못할 정도로 높은 턱과 인도 중간중간 울퉁불퉁한 보도블럭이 깔려 있었다. 심지어 사람이 다니는 인도 곳곳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판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장애인 차별연대 유승권(39·지체1급)공동 대표는 “전북대학교 구정문을 최근 새롭게 보행자 우선 대학로로 조성했지만 시는 장애인들을 생각해 주지 않은 것 같다”며 “미관에만 신경쓰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높은 턱과 고르지 못한 인도가 오히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전주시내에 장애인들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전북대 구정문 뿐아니라 한옥마을, 덕진공원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 울퉁불퉁한 표면과 높은 턱이 많아 장애인들의 보행권이 침해 받고 있다. 특히 한옥마을의 경우 김승수 전주시장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체험을 하기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이 같은 시의 미온적인 태도에 장애인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주시 인도는 울퉁불퉁하고 턱이 높아 장애인들이 다니기 어렵다고 유대표는 설명했다. 심지어 안전한 인도를 포기하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차도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주시 곳곳 인도 보도블럭은 울퉁불퉁하고 턱이 높아 휠체어에서 떨어져 다칠 위험이 크다”며 “교통사고에 많이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지면이 매끈한 차도로 많이 다니는 편이다”고 말했다.

전북장애인복지관 장현옥 관장은 “고르지 못한 표면과 높은 턱 등으로 장애인들의 보행권이 침해 받고 있다”며 “전주시는 모든 사람들이 제약 없이 길을 걸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인도를 설치할 때 장애인들이 넘나들 수 있도록 턱 높이를 2cm이하로 해야하지만 배수로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턱 높이를 마음대로 낮출 수 없는 실정이다”며 “앞으로 장애인들도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