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조류 씨 마를라”방역 전쟁

AI 확산 임시휴장 전주동물원가보니

2017-02-14     최정규 기자

“가축 전염병 때문에 전 직원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어요”

13일 오전 전주동물원. 굳게 닫힌 문에는 ‘AI 확산으로 임시 휴장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문을 열고 동물원 안으로 들어서자 2개의 간이 소독기가 비치돼있다. 문이 달린 간이 화장실처럼 생긴 이 곳은 3.3㎡(1평) 남짓한 공간에 자외선 램프가 설치돼 있다.

동물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간이 소독기로 들어갔다. 소독이 시작되고 약 15초 뒤 ‘소독이 끝났습니다’라는 안내음성이 들렸다. 동물원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간이 소독기로 들어가 멸균소독을 해야한다. 직원들도 예외는 없다.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원에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소독을 하고 들어와야 한다”며 “직원들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평소 차량을 타고 사무실로 출근하지만 AI와 구제역의 여파로 차량은 외부에 주차를 하고 들어와야 했다.

입구를 지나 50m가량 들어서자 큰 새장이 보였다. 그 주변에는 ‘방역’이라고 표시된 트럭이 돌며 소독액을 분사하고 있었다.

동물원에는 모두 103종에 달하는 614마리의 동물이 있다. 이중 독수리, 오골계, 공작 등 46종 216마리의 조류가 있다. 오골계와 황금계, 금계, 은계, 토종닭 등 닭도 38마리가 있다.

또 구제역에 감열될 수 있는 우제류는 기린 사슴 들소 등 16종 64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해 전국의 닭과 오리 등 총 3000만 마리가 살처분된 가운데 동물원은 예방적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21일 임시휴장 조치를 단행했다. AI가 채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까지 발생해 전주동물원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물원 직원들은 AI예방을 위해 매일 새장 청소와 소독액 5리터 분량의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구제역에 대비하기 위해 14일까지 백신예방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들이 AI뿐만아니라 구제역이 걸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매일 방역을 실시한다”며 “구제역에 감염될 수 있는 동물들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방역은 차량을 이용해 하고는 있지만 AI,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을 사전에 미리 진단해 예방할 수 있는 수의사는 2명밖에 없다.

동물원 관계자는 “소독은 차량을 이용해 상관없지만 사전에 전염병 등을 막고 예방해야 할 수 있는 수의사가 2명밖에 없다”며 “현재 같은 비상상황에는 수의사들이 부족해 힘에 부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인력이 부족하지만 전 직원들이 모두 긴장상태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문제가 해결돼 시민들에게 동물원을 다시 개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