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시인들의 향기로운 시똥내음

2017-02-06     박해정 기자

초등학교 4학년 같은 반 아이들이 스스로 시를 쓰고 삽화를 그린 어린이 시집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산푸른솔초등학교(교장 심광수) 4학년 3반 학생들이 시를 쓰고 자신의 시에 삽화를 그린 어린이시집 ‘시똥누기’를 펴내고 7일 오후 4시 출간기념회를 연다.

2016년 3월 이 학급의 담임을 맡은 송숙 선생님은 학급어린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방과 후 칠판에 동시를 한 편 써놓고 퇴근을 했다.

학생들은 등교하며 자연스럽게 시를 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 번씩 시를 들려주기를 여러 번, 놀랍게도 한 남학생이 일기장에 시를 써왔고 이를 계기로 4학년 3반 모든 어린이들이 생활 가운데 시를 쓰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어린시인들의 향기로운 시똥내음을 맡는 동안 내내 행복했다는 정형일 아동문학작가는 “똥구멍을 꿰매어버린 채 육식공룡처럼 먹어대기만 하는 삭막한 요즘 세상에 이 시집이 작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숙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모두 시인이고 화가인 것을 새삼 발견한 것이 매우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며 “이번 시집 발간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모든 어린이들이 다투어 시똥을 누어 우리나라가 들꽃이 만발한 들녘처럼 향기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