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김제 용지 축사 환경개선 시급”

AI 살처분 참여 간부 공무원 열악한 환경 심각성 인식..도“국비 매입, 스마트형 축사 탈바꿈 방안 고려해볼만”

2016-12-28     김병진 기자

최근 전북 최대 산란계 밀집지역인 김제 용지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가운데 재래식 축사의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열악한 축사 환경에 따른 가축전염병은 물론, 새만금 수질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AI를 계기로 용지지역 환경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28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0일과 22일 김제시 용지면 산란계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발생해 반영 3㎞의 64농가, 산란계 167만4000마리가 모두 살처분 됐다.

도는 도청 실·국장 등 간부공무원 270여명이 ‘AI 살처분·매몰작업’에 지원됐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열악한 축사환경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한 도청 과장은 “좁고 오래된 비닐하우스 축사에 수만 마리씩 가둬 놓고 키우는 농가를 처음 목격했다”며 “분뇨는 오래도록 치우지 않아 코를 틀어쥐어야 했다”고 한탄했다. 다른 직원은 “왕궁 한센인농장보다 더 낙후된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제 용지농원은 지난 1960년대부터 한센인과 일반인이 함께 축산업을 해온 지역이다. 지난 2011년 국무총리실이 ‘용지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 김제시가 진행한 ‘새만금 특별관리지역 지정 시행계획 수립 용역’에서 용지면 한센인정착농원(신암·비룡·신흥) 주민은 2008년 1만명에서 2014년 8681명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7038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젖소(2008년 0마리→2020년 227마리), 한우(3369마리→5363마리), 돼지(13만마리→16만마리) 등은 10년새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금류도 2014년 116만수에서 2020년 141만수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새만금호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김제 용암천 수질은 등급외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말까지 산술평균 수질은 BOD 7.1㎎/ℓ, COD 16㎎/ℓ, T-P 0.285㎎/ℓ으로 BOD기준 4등급(농업용수), COD·TP기준 6등급(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상태)으로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도 안팎에선 용지도 왕궁특수단지대책에 버금가는 축산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 새만금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내년 국가예산 신규사업으로 ‘김제용지 특별관리 지역 지정 및 현업축사 매입’을 검토 중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주 오염원으로 지목된 가축분뇨 유입 차단을 위해 상류에 위치한 오염원(김제 용지) 제거가 필수적이다”며 “특히, 해마다 창궐하는 AI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국비로 재래식 축사를 매입해 스마트형 현대식 축사로 탈바꿈 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