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AI…정읍 오리농가 절반 붕괴

정읍 39개 오리농가 중 17개 농가 28만여마리 살처분

2016-12-20     윤동길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1900여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된 가운데 정읍지역의 오리농가 기반이 붕괴직전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방역당국은 AI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전주동물원 폐쇄까지 검토하는 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고창 동림저수지와 인접한 정읍 소성면 종오리 농가에서 AI 의심축이 발생해 사육중인 7000여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돌입했다. 또한 방역대인 1.4km에 위치한 육용오리 농가 8000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4건의 AI 의심축 발생을 포함해 최근 3일새 정읍지역에서만 5건이 발생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고병원성 H5N6형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이날까지 도내에서 17건의 AI 확진판정이 났고, 5건이 정밀검사 중이다.

현재까지 도내에서만 45개 농가 64만9000여마리에 대해서 살처분이 완료된 상황이다. 전국 204건, 1911만여 마리와 비교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지만 정읍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H5N6형 바이러스는 육용오리와 산란계를 중심으로 집중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정읍지역 오리농가 39개 농가, 57만5000여마리 중 절반이상인 17개 농가 29만5000여마리가 살처분 됐다.

사실상 정읍지역 오리농가 절반 이상이 초토화된 셈이다. 도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고창 동림저수지와 인접하고 있는 정읍 소성면과 고부면, 덕천면 등 방역대 이내의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AI가 발생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확인한 결과 동림저수지에는 아직 2만여마리의 가창오리 등 겨울철새가 머물고 있으며, 금강 일대에서도 5만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철새는 낮 시간 때에는 도래지 주변의 지천과 소하천 등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어 확산우려가 크다.

도는 철새도래지 주변을 중심으로 출입금지와 방역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도내 422개 택배영업점에 공문을 발송해 가금류 사육농가 방문 금지조치를 취했다. 또한 독수리와 수리부엉이, 흰꼬리수리 등 221마리의 조류가 사육 중인 전주동물원의 경우 우선 대인소독기 설치로 방역을 강화한 뒤 서울대공원의 AI 확진판정이 나오면 부분 또는 전면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AI가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이미 지급한 7억원 이외에 5억원의 교부세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으며 재난안전기금을 통해 김제와 정읍, 고창, 부안 등 도내 4개 시군에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익산과 남원지역의 예방적 살처분에 공무원 26명을 투입하는 등 민관협동 체제로 AI확산 저지와 살처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철새도래지와 농가에 대한 방문을 자제하고, 농가에서는 의심축이 발생하면 지체없이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