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지역사회 일원이다"

장애인 인권보장 천막농성

2016-11-13     최정규 기자

 “우리도 사람이고 사회의 일원입니다”

 
지난 11일 전북도청 정문앞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2평 남짓한 천막은 매서운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로 꽁꽁 싸여있었다. 천막안으로 들어가자 간이식 탁자와 몇 개의 의자, 추위를 조금 잊을 수 있는 선풍형 난로 1개가 있었다. 구석에는 잠을 자기위한 두꺼운 스티로폼이 있었다. 스티로폼 위에는 낡고 허름한 이불과 베개가 있었다. 낡은 침구류 옆에는 따뜻한 커피와 물을 마실 수 있는 정수기가 배치되어 있었다. 지금은 전기가 공급돼 조금이나마 사정이 좋아졌다. 처음 농성을 시작했을 때 농성장에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더 추웠다. 
 
차디찬 천막에는 당번을 맡은 전북장애인 차별 철폐연대 공동대표 류승권(38·지체장애 1급)씨와 전북 장애인 인권보장 공동투쟁본부 김병용 집행위원장이 있었다.이들은 천막농성을 12일째 이어가고 있다.
 
전북 장애인 인권보장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달 31일 투쟁선포식을 가진 뒤 계속해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농성에는 25개 시민사회단체와 장애인 20여명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이 모인이유는 단 한가지다. 장애인들의 인권을 향상하기 위해서다.
 
류씨는 “장애인들이 항상 복지시설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장애인들도 지역사회의 사회 일원중 한명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매번 인권을 침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우리는 매번 대책위를 민간에서 꾸려가는 형국이다”며 “언제까지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전북도에 탈시설 5개년을 기획해 앞으로 각 시·군에서 장애인들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북장애인인권보장 공동투쟁본부는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보장△장애인 인권침해예방 대책 수립△상설 민관합동 감사팀 운영△발달장애인 권리보장△장애여성 지원체계 수립△장애인가족 지원 확대 등 7대 요구안을 전북도에 제출했다.
 
류씨는 “우리의 요구안이 전북도가 받아들여 줄 때까지 농성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병용 집행위원장은 "다시는 장애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위 기관인 전북도가 지자체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우리가 제출한 요구한이 실현될 때까지 협상과 감시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최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