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계은퇴 ‘모르쇠’ 대선행보 ‘시동’

최근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서 “준비된 대통령” 등 언급 논란, 총선당시 호남민과 약속 어겨

2016-08-24     김영묵 기자

“작은 약속이라도 지켜야 합니다. 하물며 대통령을 하겠다는 정치인에게 약속은 생명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는 전북 고창에 살고 있는 김모씨(50)가 23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조직을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통해 장악해가면서 ‘준비된 대통령’, ‘재수에 강하다’는 등으로 사실상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면서 꼬집은 말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1일 지지자들과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보면서 “이제 준비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재수에 강하다”고 말했다고 동행한 지지자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내년 대선에 나서겠다는 직접 적인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총선 이후 호남과의 약속 문제로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등의 표현을 직접적으로 거의 하지 않았었다.

문 전 대표는 또 지난 22일 부산지역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대권 행보에 들어갔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전당대회(오는 27일)가 지나면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면서 대선 준비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전 대표는 또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를 의식한 듯 “호남에서는 예전처럼 90% 전후의 압도적인 지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득표가 가능하다”면서 “수도권과 충청, 강원권에서는 여야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며 대선 득표전략까지도 설명했다.

문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하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고 대선행보에 들어간 것은 당의 시도당 위원장 및 중앙당 지도부를 친문재인계 인사들이 거의 장악하면서,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호남에서 크게 추락하자, 광주와 전주, 익산 등지를 순회 방문하면서 ‘호남의 지지가 없다면 정계은퇴는 물론 대선에도 나서지 않겠다’면서 더민주 호남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정계은퇴의 배수진을 쳤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월 9일 전주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전북도민의 지지가 없다면 정계은퇴·대선 불출마 하겠다”며 “문재인이 밉더라도 우리 후보들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이에 앞서 광주에서 “(호남이)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습니다”면서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고,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의 이같은 배수진 전략에도 호남은 문재인의 호소를 거절했다. 따라서 문전 대표는 정계를 은퇴하고, 대선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

전북의 또 다른 인사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도, 후보가 되어서도 아니된다”면서 “만일 이런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나라는 어떻게 되고, 또 지지를 거절한 호남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분개했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