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완전 ‘문재인 당’으로

시도당위원장 12곳 장악…당대표 추미애·김상곤 당선 유력

2016-08-23     김영묵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27 전대에 앞서 시행한 시도당위원장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대부분 당선되는 등 더민주가 ‘친 문재인’당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와함께 문 전 대표의 대선출마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신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추미애 당대표후보 또는 김상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고, 문 전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호남 민심도 복잡해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같은 당내 상황을 의식한 듯, 지난 20일 울산에서 지지자들에게 “준비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재수(再修)에 강하다”고 밝히는 등 대선 출마입장을 밝혔다.

더민주가 지난 21일까지 실시한 전국 16개 시도당 개편대회에서 수도권 3개 시도당위원장을 비롯 전국 12개 시도당위원장에 ‘친 문재인계’인사가 당선됐다.

충남의 박완주 도당위원장이 친 안희정 도지사계인 점을 고려한다면 당내 시도당 위원장 16명 중 비문재인계 인사는 대구의 임대윤 위원장(김부겸계), 전남의 이개호 위원장(손학규계), 제주의 김우남 위원장(손학규계) 등 단 3명에 불과하다.

더민주는 이들 시·도당위원장 중 5명을 권역별 최고위원으로 선임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진행중인 당대표 경선에서 당선되는 친 문재인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대부분 친 문재인계로 구성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더민주는 문 전대표 1인 체제가 강화될 수 밖에 없고, 내년도에 실시될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선출은 거의 확실해 진다.

이로인해 절대적 야권지지 지역인 호남의 민심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문 전 대표가 호남과의 약속을 버리고, 대선 출마에 나서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 때, 호남에서 더민주 후보들이 열세에 직면하자, 광주와 전주 등 호남 지역을 잇따라 순회 방문해 “호남의 지지가 없으면 정계은퇴는 물론 대선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호남은 문 전 대표의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호남 28개의 선거구 중에서 단 3석만을 더민주에게 주는 등 문 전 대표의 지지를 거부했다. 따라서 문 전 대표는 스스로 한 약속에 따라서 정계를 은퇴하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