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조원 투자 철회 공식화

새만금개발청장, 삼성 측 풍력, 태양전지 사업철수 밝혀

2016-06-21     김병진 기자

삼성이 새만금에 20조원 상당을 투자해 ‘그린에너지 종합산단’을 추진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여기에 향후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시기, 업무 책임자 등을 밝히지 않아 대체 투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난 2011년 삼성과 정부, 전북도간 체결된 ‘새만금 투자 MOU’에 대한 삼성측의 입장 확인 결과를 밝혔다. 이 청장은 당시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으로 실무 역할을 맡았다.

이 청장은 “삼성은 2011년 당시 투자를 결정했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철수한 상태다”며 “‘향후 새로운 투자계획이 있을 경우, 새만금 투자를 우선 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청장은 “삼성 그룹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2011년 당시 MOU에 명기된 “전북도와 삼성그룹은 1단계 1조6000원, 2021년 이후 총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 신재생에너지단지를 그린에너지 생산단지화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틀어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개발청의 지속적인 면담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유선으로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 투자 철회는 앞서 지난달 전북도를 방문한 삼성 임원을 통해서도 이미 확인됐다. 삼성측 임원은 전북도 관계자를 면담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삼성 측은 정치적 부담, 도민 반발 등을 우려해 “기존 체결된 MOU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며 향후 투자 여지를 남겼다. 실제 MOU에서도 투자 시기와 내용에 대해 ‘대내외 상황 변화와 향후 사업계획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3항)’고 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청장은 “투자가 현실화되도록 계속 협의하고 새만금의 투자 여건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기와 관련 “시한을 못 박기보단 MOU당사자들이 서로 협의해서 ‘언제쯤이 좋겠다’고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 일 것 같다”고 말하며 책임을 벗어났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개발청과는 별도로 도지사 서한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조만간 전북도 차원의 입장발표가 있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