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음료를 의약품으로'…노인 울린 떴다방 일당 '덜미'

판매액 25억 3000만원, 피해 노인만 4000명에 달해

2016-06-14     임충식 기자

홍삼음료를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으로 속여 판매한 소위 ‘떳다방’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노인들을 속이기 위해 농협 유니폼을 입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안경찰서(서장 박정근)는 권모씨(48)를 식품위생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이모씨(16) 등 업체대표와 안내책, 관리과장 등 총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권씨 등은 전북 진안의 한 농협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의 위탁판매 계약을 맺고 홍보관를 차린 뒤,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홍삼제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대상은 노인들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마이산 등을 찾은 노인 관광객들에게 접근한 뒤 “농협에서 나왔는데, 설명만 들어도 선물을 준다”고 현혹해 홍보관으로 데려간 뒤 시가 6만 4000원짜리 제품을 36만원에 팔았다. 권씨 일행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홍보강사와 판촉요원을 농협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판매장 도우미들은 농협 유니폼을 입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관광버스 운전기사에게 버스 한 대 당 15만원을 주고 홍보관으로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방법으로 판매한 금액만 25억 3000만원에 달했다. 피해자만 4000명이 넘었다.

조사결과 해당 홍삼음료에는 홍삼 성분이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으로 판매되는 홍삼음료의 기준인 2.3g에 훨씬 못 미치는 0.89g만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 상대 '떴다방' 조직은 단속을 당해도 상호를 바꿔가며 영업을 계속한다"며 "허위 과장광고가 있을 경우 속지 말고 바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농협과 계약을 맺은 배경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