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인프라 제대로 갖춰야

2006-05-22     윤가빈

초등학교 점심시간 3교대가 기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좁은 식당에서 많은 학생들의 점심을 한꺼번에 챙겨 먹여야 하는 탓에 초등학교 점심시간은 아수라장이라는 것이다. 1995년 학교 급식이 시작된 이후 상황이 별로 진전된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즐거워야 할 점심시간이 동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대다수 초등학교가 ‘3-4교대 급식’은 기본이고 금식시간 15분인 곳도 등장했다. 일부지역에서는 10분 급식학교도 있다고 한다.
 모 학교의 경우 점심시간이 1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다. 학생수가 1000명이 넘는데도 식당 의자가 200-300개뿐이어서 3교대로 점심을 먹는다. 학생들은 3교시가 끝나면 1학년부터 밥을 먹으러 간다. 이들은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은 데도 뒤에 줄 선 친구들을 위해 빨리 밥을 먹어야 한다. 뒤에 줄을 섰던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5교시를 진행하는 시간에 밥을 먹어야 하는 처지다. 그래도 이 학교의 경우 4교시부터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15분 안에 밥을 먹어 치워야 하는 상황은 비켜 간 것이다.
 교권 침해 사건의 진원지인 청주 모 초등학교의 경우 15분간에 다 먹어 치워야 하는 것보다는 지혜로웠다고 말할 수 있다.
 급식으로 인한 문제가 여러 가지 있지만 빨리 먹어 치워야 하는 시간 때문에 점심시간에 학생들에게 초비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면 시정돼야 마땅하다. 빨리 먹는 습관이 좋은 것은 물론 아니려니와 그로 인해 아이들의 성격이 사나워진다면 그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교 급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른 식습관을 시킬 수 있는 전인 교육의 장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시설과 인력 충원으로 올바른 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일선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식당을 넓힐 예산 등이 없다는 것이지만 문제를 의식하고 관심을 가진다면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교육계는 급식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거나 아니면 올바른 급식이 이뤄지도록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