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교통흐름 방해하는 버스정류장

승강장에 전용 정차로 없어 뒤따르던 차량 잇따라 정체

2016-04-21     최홍욱 기자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버스승강장에 전용 정차로(버스베이)가 없어 교통체증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출퇴근시간 승강장에 멈춘 시내버스를 피해 차선 변경을 시도하다 시비가 붙어 다툼까지 일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7시께 전주시 덕진동 백제대로에 있는 승강장에 시내버스가 멈췄다. 버스를 뒤따르던 바깥 차선의 차량들은 좌회전 신호를 넣으며 차선변경을 시도했으나 양보하는 차량은 없었다. 또 다른 차량 역시 차선 변경을 시도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긴 경적뿐이었다. 2분여 뒤 시내버스가 움직일 때까지 차선변경을 위한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졌다.

다음날인 오전 7시30분께 다른 승강장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시내버스가 승강장에 멈추자 속도를 내고 따라오던 차량이 옆 차선으로 변경을 시도했으나 이미 차선에는 속도를 내고 달리던 다른 차량이 있었다. 긴 경적과 함께 급정거를 시도해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운전자는 차량 창문을 내리고 고성으로 화를 내며 항의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백제로를 통해 출퇴근을 하고 있는 김모(38)씨는 “승강장에 전용 정차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있다”며 “교통정체가 심한 출퇴근 시간에 시내버스가 승강장에 정차하면 신호주기가 무용지물 되기 때문에 정체가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백제로에 설치된 인도 대부분 폭이 넓어 충분히 승강장 전용 정차로 설치가 가능할 것 같은데 정체가 심한 부근에는 설치된 곳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내에 모두 1090개의 버스 승강장이 설치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전용 정차로가 설치된 곳은 149곳이었다. 관련법은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편도 3차선 이상 도로의 승강장에는 전용 정차로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새로 조성된 택지지구에는 대부분 전용 정차로를 설치하고 있으나 필요에 따라 신설된 버스 승강장은 대부분 설치되어 있지 않다”며 “현재 전주시에 설치된 전용 정차로 형태가 원래 목적인 교통흐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아 다른 형태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제로 등 이동 차량이 많아 버스 승강장이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는 곳이 있다면 조사해 경찰 등 관련기관과 합의해 전용 정차로 설치를 검토하겠다”며 “승객안전과 교통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전용 정차로 형태 도입에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최홍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