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이겨내고 제빵사 될래요”

불길에 무너진 가정, 희망 피어나

2016-03-03     최홍욱 기자

화마로 인해 집과 아버지를 잃은 가족들이 주변의 도움으로 삶의 희망을 찾게 됐다.

진안군 진안읍 한 마을의 언덕길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집에 살던 지은(가명·19)양의 가족은 아버지가 7년 전 심부전증과 간경화로 투병생활을 시작하면서 급격히 가정형편이 어려워졌다. 아버지가 주변 소일거리를 하시며 생계를 이어왔으나 투병생활로 일거리마저 줄었고 2년 전에는 고관절 수술로 양쪽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25일 누전으로 집에 화재가 났으나 아버지는 불편한 다리 때문에 결국 목숨마저 잃었다.

이미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했던 지은양은 어려워지는 가정환경보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더 컸다. 그러나 주변의 도움으로 희망을 가지게 됐다.

지은양 가족의 어려움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임시거처를 마련해 줬다. 또 진안군청 등의 배려로 어머니가 인근 기관에서 청소부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적십자 봉사원을 통해 지은양 가족의 사정을 알게 된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도 나섰다. ‘희망풍차 긴급지원 하모니’ 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이미 불타버린 지은이네 집을 새로 지어주기로 했다.

이런 주변의 도움으로 지은양은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어머니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기 위해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지은양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큰 슬픔을 경험했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나 둘 극복하려고 한다”며 “제과·제빵 기술을 열심히 배워 건강한 빵을 만드는 제빵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빵사가 되면 저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친구들에게 건강한 빵, 사랑의 빵을 만들어 전달하겠다”며 희망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관계자는 “적십자사에서도 지은이네 가족이 하루 빨리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가장 긴급한 주거환경개선부터 지원하겠지만, 제과·제빵 기술을 하루 빨리 배워 생활비 마련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지은이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화재로 불타버린 지은이네 집은 이번 주 설계 작업을 거쳐 오는 4월 초 완공될 예정이다./최홍욱 기자